‘은교’를 읽으면서 느낀 감정은 ‘모국어가 줄수 있는 극치의 아름다움’ 이었습니다. 필요에 의해서 이런저런 영어 원서도 괴로와 하면서 읽고 번역서적도 뒤적뒤적 하는 저에게 박범신 작가의 은교는 읽는 내내 그 섬세한 감정의 묘사와 등장 인물 간의 미묘한 상황을 기반으로 한 사건의 전개에서 보여주는 작가의 힘이 놀라웠던 책이었지요. 그러고 나서 읽은 책이 ‘촐라체’입니다. 촐라체는 에베레스트 근처에 자리잡은 여러산 중 하나로 해발 6440m의 거대한 빙벽을 자랑하는 산이라고 합니다.
두 이부형제가 촐라체 북벽을 등반하면서 나누는 서로에 대한 감정과 생과 사를 넘나들면서 이뤄지는 교감들 (동일한 상황을 한번은 형인 박상민의 시각과 생각으로 그리고 다시한번 하영교라는 동생의 관점으로 기술해 나갑니다) .. 그리고 서로의 삶에 대한 애착과 의지. 무엇보다 극한의 상황에서 서로를 통해 자신의 현실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목숨을 건 갈망!!
책을 펼칠 때마다 영하 20도의 빙벽에 같이 서 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하고 하영교가 부러진 발목을 끌면서 무릎과 가슴으로 하산할 때 그 고통과 공포가 오롯이 느껴지게끔 하는 작가 박범신. 박상민이 나는 부모님처럼 현실을 받아들이고 흐르듯이 살지 않겠다고 절규하며 하영교를 향해 몸을 던지는 그 순간에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

섬세하고 세련된 문장과 흐름 뿐만이 아니라 빙벽 등반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촐라체 주변 지형을 상세히 이해하고 마치 그림을 보는 듯한 주변 산봉우리들의 아름다운 일출과 일몰에 대한 묘사 등은 작가 박범신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이 책에 쏟아 부었는지 느끼게 해 주는 큰 줄기입니다.
아름답고 큰 깊이가 있는 책입니다. 읽는 순간마다 빠져 들었고 30%정도 읽었을 때는 토요일 오후 내내 한자리에서 웃고 눈물짖고 안절부절하며 끝까지 읽어내려간 책입니다. 아직은 싱그러운 초여름, 다른이의 삶을 한발 옆에서 깊이있게 들여다 보고 생경한 향기에 취해 보고 싶으신 분에게 추천 드리고 싶은 책 ‘촐라체’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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