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집 : 말하다 (김영하, 문학동네) (2019. 9. 15.)

김영하 산문집 ‘보다’를 읽은 후 카트에 담겨져 있던 ‘말하다’, 첫째 말랭이의 뒤 늦은 6-2학기 참고서를 주문하면서 같이 샀습니다. (이런.. 무심한 엄마, 학기가 시작된지가 언제인데 말이죠)

‘말하다’는 김영하 작가가 이제까지 진행했던 인터뷰, 강연 등의 내용을 다시 정리하고 다듬어서 책으로 역어낸 것입니다. 책을 제외한 매체 – 강연이나 TV 프로그램 등을 통해 김영하 작가를 접했던 적이 없었기에 나름 흥미롭게 읽어내려 갔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역으로 그의 TED 강연을 검색해서 들어보고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서의 강연도 확인하게 되었지요. (물론 좋았습니다. 책으로 읽고나서 다시 듣는 강연은 더 내용이 선명하게 각인된다고나 할까요)

‘말하다’는 ‘보다’ 산문집 보다는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생각하면서 읽은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보다’도 좋았지만 저는 ‘말하다’가 더 좋았는데 그 이유는 강연이라는 것이 말해야 하는 주제가 선정되어 있고 청중을 위해 좀 더 의미있는 스토리를 고민한 후 진행해서 인지 (그 이후에 책으로 내기 위해 추가적인 고민이 더 해져서 인지) 글을 읽는 내내 두번, 세번 생각 해 볼 꺼리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TED 강연 – ‘예술가가 되자, 지금 당장’, CBS 강연 – ‘자기 해방의 글쓰기’)

책 제목이 ‘말하다’ 이지만 김영하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작품이 탄생하기 까지의 준비와 뒷 이야기 그리고 당시 본인을 둘러 싼 상황을 깊이있게 전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글쓰기’가 갖는 원초적인 의미 (개인의 해방감과 극한 상황에서 글쓰기를 통해 지켜질 수 있는 인간의 존엄함) 대한 고찰과 정리는 심지어 제 자신의 소소한 글쓰기 까지 확장해서 생각 해 보는 계기를 갖게 해 주었습니다.

… (글쓰기 과정에서) 우리는 좀더 강해지고 마음속의 어둠과 그것에 대해 막연한 공포가 힘을 잃습니다. 이것이 바로 글쓰기가 갖는 자기 해방의 힘입니다. 우리 내면의 두려움과 편견, 나약함과 비겁과 맞서는 힘이 거기에서 나옵니다….

제게는 2018년이 힘든 해 였습니다. 회사에서 갖고 있던 기회의 상실감이 저를 힘들게 했고 열정을 쏟을 만한 가치있는 일이 없다는 자만이 제 자신을 괴롭히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그런 제 자신을 추스르기 위해 제가 하기로 마음먹은 일은 아침에 읽어나 책을 읽고 그리고 책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자신의 소소한 이야기를 글로 쓰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시간이 차차 쌓이면서 마음에 조급함이 누그러들고 어찌보면 부족하고 부끄러운 제 자신을 대면하면서 제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마음에 여유를 좀 더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말하다’를 읽으며 제가 경험한 변화들이 나름의 힘든 시간동안 읽고 쓰면서 갖게 된 치유의 과정이었음을 느끼게 됩니다.

돌아보면 저는 그 1년 여의 시간동안 한발 물러서 상황을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시각과 여유 그리고 남 보다 빠르게 달려야만 의미 있다고 느꼈던 경쟁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신을 객관화 해서 볼 수 있었는데 이 모든 것이 읽기/쓰기를 통해서 얻어졌던 것이었습니다.

막연히 책이 좋아서 읽고, 내용이 궁금해서 읽고, 심심해서 읽고, 마음을 정리하고 싶어서 때로는 길을 알수 없어서 현인에게 묻고 싶어서 읽고….그리고 책을 읽었을 때 느꼈던 감상을 오래 기억하고 싶어 적었던 글들이 어떠한 의미를 갖고 있었는지, 이를 너무나도 세련되게 그리고 논리적으로 말해주고 있는 책 .. 그래서 너무나도 매력적인 책 ‘말하다’ 입니다.

작가가 이 책을 어떠한 의도로 썻는지 보다는 독자가 어떻게 읽어 내고 느끼고 그리고 받아들이는 지가 더 중요하고 그것이 현재 내손에 들린 책이 갖는 가치라는 생각.. 같은 책이지만 읽는 사람의 배경 지식, 처한 상황 그리고 경험치에 따라서 너무나도 다르게 의미를 갖는 책! 그래서 더 오롯이 의미있는 독서.

‘말하다’ 책을 읽고 나면, 책 읽기가 더욱 더 좋아지고 작은 생각을 적는 이 시간이 더 가치를 더해감을 느낍니다. …. 역시 읽고, 느끼고, 쓰고 그리고 깨닫는 것 만한 것이 없지(삶의 즐거움)….라는 결론에 다시한번 다다르게 되는 책, ‘말하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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