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 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영하, 문학동네) (2019. 11. 13.)

매 해 10월 말에 회사에서는 국내/해외 거래선을 대상으로 큰 행사를 주최하고 있습니다. 그 행사에서 20분 정도 General Session(Technology)을 진행해야 하는 저는 10월 초부터 준비에 준비를 거듭했지만 행사 당일 새벽까지 잠을 설치는 마음이 급한 기간이었습니다.

이럴때는 제 능력의 한계에 봉착 해 독서를 딱 멈출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10월 초부터 읽던 책은 읽던 자리를 표시 해 멀리 밀어 두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서 그럼 행사가 끝나면 (미리 수고했다는 전제하에 … 결과와 상관없이 시간은 흐르고 행사는 끝날 것이기에) 행복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소설 책 두권을 미리 구매 해 한켠에 세워 두고는 ‘내가 행사가 끝나면 저 책을 읽으리라!’ 그리고 출장 가는 캐리어에 책 두 권을 넣었습니다. (화차 – 마야베 미유키, 너의 목소리가 들려 – 김영하)

예정되었던 세션과 저녁 행사가 끝난 그날 밤 부터 침 대 위에 책 두권을 두고 살짝 행복한 고민을 한 후 먼져 김영하 작가의 ‘너의 목소리가 들려’부터 읽기 시작합니다. 이 소설은 김영하 산문집 ‘말하다’ 편에 소개된 책으로 자신이 소설을 쓰면서 느끼는 감정 그리고 고민을 이야기 할 때 언급되는 책입니다. 오랜 기간 인터뷰를 하고 글을 써 내려 갔지만 출간까지 많은 고민과 그 못지 않은 시간을 서랍에서 그리고 또 많은 수정을 거치면서 어렵게 나온 책…

제 지인 중 한분은 김영하 소설을 두 권정도 읽은 후 그만 읽기로 했다고 하시더군요. 그 이유가 읽고 나면 마음이 무겁고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아서.. 저는 그런 측면에서 김영하님은 상당히 훌륭한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쓰는 사람이 독자들이 읽고 싶은 내용만이 아니라 다른 이면의 메시지를 정제 해 읽는 사람의 뇌리에 깊게 각인 될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그 생각을 지속하게 할 수있는 능력, 그것이 유쾌한 것이든 존재하지만 외면하고 싶은 어떠한 면이든 말입니다.

어떤 소설은 읽고 나면 너무 과하다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까지 이 상황을 잔인하게 사실적으로 묘사 할 필요가 있었을까? 시각화에 민감한 저는 소설의 구절이 영상으로 전환되면서 피곤함까지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제는 공포나 좀비 영화는 일부러 보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 그 영상의 잔상이 너무 오래 가고 갑자기 와락 놀라게 하는 장면도 무섭고요) 하지만 김영하의 소설은 그러한 면에서 상당히 절제되고 많은 여백을 갖고 있기에 읽는 이로 하여금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깊이를 갖게 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우리와 동시대를 다른 형태의 삶으로 살아가고 있는 거리에 십대들.. ‘제이’와 ‘동규’의 시각으로 그려지는 그들의 현실과 삶.. 대부분 그들이 원해서 그리살게 되었다기 보다는 그러한(거리의 삶)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가정/학교/사회의 상황에 대해서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담담하게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실화를 소재로 하고 많은 인터뷰를 통해서 만들어진 소설이기에 어떠한 면은 마음이 무겁고, 놀랍고, 걱정스럽고 그리고 외면하고 싶은 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을 덥고 나서 드는 생각은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현재하고 있는 작은 기부를 지속적으로 하고 그리고 (저는 종교가 있으니) 그들을 포함 해 이 세상이 좀 더 나은 세상이 될 수 있도록 좀 더 간절히 기도를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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