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할 때는 HBR 팟캐스트를 주로 듣지만 퇴근할 때면 몸도 마음도 무거워서 편하게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걸 듣는 편입니다. 6월에 근무지가 바뀌면서 다시 차를 끌고 다니니 퇴근할 때는 뭘 들을까 하다가 오래전에 듣다가 (다시 지하철로 출퇴근하면서 중단한) 한동안 잊고 지내던 ‘이동진의 빨간책방’을 찾아 봤습니다. 그런데… 놀랍고 아쉽게도 7년여의 팟캐스트를 끝으로 방송을 마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1회부터 다시 듣기로 합니다 (예전에도 팀 사람이 추천 해 줬던 중간 회차부터 들었었거든요).
역시나.. 좋았습니다. 첫회부터 들으니 더욱더 재미있고 이동진 적임자와 김중혁작가 흑임자의 대화도 너무나도 유쾌하고 여러내용 공감되고 즐거웠습니다. 제가 읽은 책도 있고 읽어야 겠다고 생각했던 책도 있고 .. ‘화차’는 영화가 된 소설에 소개된 책으로 ‘은교’와 함께 다뤄진 책입니다. 은교는 제가 읽은 책이여서 ‘화차’를 읽어 보기로 하고 구매를 했었습니다. (김영하 소설 ‘너의 목소리가 들려’와 함께 ^^)
후기까지 포함 해 총 475페이지의 책으로 두께가 있는 책입니다. 하지만 읽는 내내 소설이 주는 치밀한 구성과 과격하거나 자극적인 내용 하나 없지만 스토리를 탄탄하게 이끌어가는 힘이 느껴지는 책입니다. (왜 일본 최고의 추리소설 작가로 추앙받고 있는지 이유를 알았다고나 할까요?) 사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없지만 주인공 형사가 사건을 탐문하고 관련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점점 윤곽을 드러내는 이야기 그러기 때문에 사건의 중심으로 빠르게 빨려들어가는 전개 방식이 아니라 주인공인 형사와 보폭을 같이하면서 걸어가는 느낌을 주는 사건의 전개, 하지만 전혀 지루하거나 늘어진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 뛰어난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악인으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소설 속 두 여인을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가는 현대 신용사회(신용 카드/고금리 사채)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돌아보게 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상세하게 정리하고 이해를 돕는 부분도 인상적인 요소입니다. 그러한 신용 불량자와 개인, 파산자를 안스럽고 따듯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소설 속의 변호사.. 신용불량자를 바라보는 일반적인 통념에 날카로운 눈빛을 보내는 그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 변호사).
한 가지 저는 간단한 예고편만 봐도 영화의 재미가 급감하는 사람인지라 ‘빨간책방’에서 내용 일부를 이해하고 읽으니 책을 읽는 재미가 반감되었다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아마도 이 책은 추리소설이다 보니 특히나 많이 느껴진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고 마지막 장을 보면서 한껏 고조된 작가 – 미야베 미유키의 매력에 푹 빠집니다.
책을 덥고 나니 영화가 궁금 해 집니다. 구글 플레이에서 ‘화차’를 검색 해 1,400원을 내고 보기 시작합니다. (황금 휴가의 오후가 휘리릭 날라갈 것이라는 아쉬움이 들지만.. 그래도 보고 싶다는 욕망이 강합니다. 빨간 책방에서도 영화와 소설을 비교하는 부분이 있고 .. 그러니 더 보고 싶어집니다 ㅎㅎ)
영화는 소설의 중심 내용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설에서는 살인에 대한 구체적인 장면이 전혀 없으나 영화에서는 상당히 처절하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살인의 잔인함에 초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살인 한 사람의 심리 상태와 상황이 아주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책을 읽고 나서 영화를 보니 장면장면이 더 깊게 와 닿고 전후 배경까지 연결되어 이해가 됩니다. (아마도 영화만 보신 분은 전혀 느낄 수 없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나니 영화가 잘 만들어 진 것인지 제가 깊게 영화를 본 것인지 혼돈 스럽기까지 합니다. 참고로 영화 ‘화차’는 영상이 갖는 특성이 가미된데다가 시나리오 자체가 책보다 훨씬 실랄하고 자극적입니다.(개인적인 추천은 굳이 영화와 책을 다 보시겠다면.. 책을 먼져 읽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1월에 제게 큰 즐거움을 준 책 ‘화차’, 영화까지 보고 나니 더욱 더 뿌듯한 느낌을 줍니다. 잔잔한 듯 하지만 힘있고 역동적인 사건의 전개, 사회 현상의 이면을 한번쯤 돌아보게 하는 깊이있는 추리 소설… ‘화차’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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