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와 지능에 대한 책을 읽던 중 세계적으로 유명한 뇌 신경과학자 중 한국인이 집필 한 책을 추천하는 구절에서 ‘지능의 탄생’을 보았고 탄생 시리즈를 읽고 있던 저는 망설임없이 구매를 했습니다. (생각의 탄생, 가치관의 탄생, 문명의 탄생/붕괴..) 대부분의 뇌 과학 또는 신경과학 관련 된 이야기는 외국인 과학자가 출판 한것이 대부분이고 이를 한국어로 번역한 것인데 직접 한국인 과학자가 한국어로 자신의 연구한 내용을 정리한 책이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거든요.
저자 이대열 교수는 현재 예일대 신경과학과 석좌교수이며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뇌의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읽는 내내 느끼는 것은 지능/지능의 진화/지능과 학습 (인간의 사회성 그리고 지능과 자아까지)의 폭 넓은 분야를 체계적일 뿐만 아니라 깊이있게 다루는 저자의 지식 그리고 통찰력이 모국어인 한국어의 탄탄함과 함께 빛을 발하는 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자와 함께 하는 실력있는 연구그룹이 있어 그 내용을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다듬어 나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책은 크게 3개의 장의 구분되어 있습니다.
1장 지능이란 무엇인가? (지능의 조건/ 뇌와 지능/ 참된 지능이란 무엇인가)
2장 지능의 진화 (지능과 자기복제 기계, 뇌와 유전자)
3장 지능과 학습 (학습이란 무엇인가/ 학습하는 뇌/ 사회적 지능과 이타성/ 지능과 자아)
책 전체를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이기적인 유전자’ 리차드 도킨스가 미친 자연과학 전반에 대한 영향력과 기여도를 다시한번 느끼게끔 했습니다. 이대열 교수도 책 속에서 여러번 리차드 도킨스와 찰스다윈을 언급하면서 DNA와 체세포 그리고 뇌/지능의 생성을(본인[유전자]-대리인[뇌] 관계 등)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지능(Intelligence)은 ‘인간 사고의 한 부분으로서, 특히 문제 해결 능력에 초점을 맞추는 개념’으로 정의 해 두고 지능과 지능지수를 혼돈하지 말아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지능은 수와 도형을 조작하고 기억하는 능력 이상의 전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일컷는다고 책의 도입부에서 지능/지능지수에 대한 (일반적인) 혼선을 1차적으로 정리하면서 시작합니다. (이러한 내용은 후에 인공지능과 인간의 지능이 왜 다른지 가장 큰 차이점이 무엇인지 설명할 때 다시한번 상세히 이야기 하게 됩니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분되는 특징 중 하나는 유별난 호기심이다. 특히 지적인 호기심 – 반드시 생존을 위한 호기심이 아니라 그 대상을 가리지 않고 삼라만상에 호기심을 품는 것. 지능이란 다양한 환경에서 복잡한 의사결정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으로 정의할 수 있다…’
‘… 뇌는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학습을 해야만 한다. 학습이 없이는 진정한 지능이 존재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유전자는 동물의 특정 행동에 높고 낮은 효용값을 할당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의 결과로 획득할 수 있는 대상에(영양가 높은 음식물이나 믿음직한 배우자 등) 효용값을 할당하는 것이다…’
뇌가 갖는 효용값에 대한 설명에서는 ‘의사결정은 행복을 위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행복에 대한 정의를 먼져 하게 됩니다. (경험행복 – 현재 상태에 만족감/예상행복 – 미래에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느끼는 만족감) 뇌가 구조적으로 갖는 한계점에 대한 설명이 제게는 인상적이었는데… 인간의 행복에는 설정점(Set point)이 존재 해 좋은 일이나 나쁜일이 생기더라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행복감은 설정점과 같은 수준으로 회귀한다. 그러니 영원한 행복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면 영원히 행복할 것 같지만 또는 승진하면 오래 행복할 것 같지만) 이란 존재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이러한 회귀 현상은 뇌가 생존하기 위한 아주 보편적인 방식중에 하나로 외부에서 입력되는 물리적/심리적인 자극이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쇼크 등으로) 살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강화 학습에 대한 부분에서 뇌의 강화학습은 크게 Non-intelligent (단순강화) 학습과 Intelligent(유식한 강화) 학습으로 구분되어 지는데 인상깊었던 점은 단순강화를(단순 반복적인 학습으로 어느 특정 시점 이후에는 특별히 지적인 능력을 집중해서 사용 할 필요가 없는 활동 – 예를 들어 자동차 운전) 통해 인간이 느끼는 감정은 실망(Disappoint)과 이득(Gain) 이라면 유식한 강화학습에 수반되는 감정은 후회(Regret)와 안도(Relief)라는 점입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을 해서 하는 모든 일들 – 공부/회사에서 일(미팅, 전략수립, 프리젠테이션 등) 대부분 유식한 강화에 속하고 그래서 우리는 후회와 안도감(‘성취감’이 아닌 ‘안도감’이라니..) 속에서 피곤 해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도 해 보았답니다.
요사이 지능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인공지능은 항상 화두가 될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전문 지식을 대체하는 수준에서 더 발전 해 나갈 것이고 이러한 발전에 힘입어 인간의 사회적 지능 및 메타인지에 관련된 기능 마저도 점차 인공지능의 한 부분이 되어 갈 것이 분명 해 보인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지능적인 것이 인공 생명이 되기에는 아직 빈 공간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자기 복제에 대한 부분입니다. ‘… 만일 인공지능을 장착한 기계가 자기 복제를 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이 바로 인공 생명의 시작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인공 생명이 등장한다면 인공지능은 진정한 의미에서 지능의 자격을 갖추게 된다…’
자연과학 도서에서 인공지능은 빠지지 않는 주제이고 거의 모든 저자들이 그 끝은 열어 둔 상태로 글을 마무리 합니다. 사실 어찌보면 당연한 귀결일 듯 싶습니다. 그 누구도 인공지능이 진정한 인공 생명이자 지능의 자격을 갖출 때 현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 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생명체의 탄생부터 어떻게 인지와 지능을 갖추게 되었는지 직립보행이 이뤄지면서 뇌의 용적 확장이 이뤄지고 인류가 댓가로 치른것과 얻은 것 등 인류의 진화 발전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 까지 지능이라는 키워드로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탄탄하게 제공 해 주는 책, 그리고 무엇보다도 상세한 설명과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림과 이미지 설명 자료가 꼼꼼히 실려있어 읽는 재미를 더하는 ‘지능의 탄생’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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