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 사태로 제가 근무하는 회사는 2월 마지막 주 수요일부터 재택근무에 돌입했었습니다. 회사 내 Crisis Management Task Force(CMTF)에서 한국 내 상황 기반으로 긴급히 결정 해 오후2시에 전직원에게 통보 후 재택 근무를 시작했지요. 저는 CMTF 멤버 중 한 명이었고 한국을 포함 한 APAC내 국가 별 조치와 상황을 참고 차 보면서 불안감을 더 많이 그리고 빨리 느꼈던 거 같습니다. 그렇게 시작 된 재택 근무가 벌써 다음 주로 7주 차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3월 마지막 주부터는 50% 직원이 사무실 출근하는 방식으로 근무 형태의 변화는 있었지만 여전히 재택근무 정책 하에 있습니다.
지난 3월 한달 동안 제게 큰 위로가 되었던 책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입니다. 정기적인 대책 회의 그리고 재택 근무지만 업무와 프로젝트 특성 상 많은 사람들이 사무실에 출근하고 그 때문에 걱정되는 마음 ..계속해서 업데이트 되는 확진자 숫자들.. 이 모든 것이 일상에 더해 져 피곤함과 예민한 신경으로 3월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이때 ‘최인아 책방’에서 2월의 도서로 선정 된 책이 – 정채찬 교수님이 14개의 주제를 가지고 강의를 하고 그에 맞는 시를 선정 해 나누고 이야기하는 형식- 제게 왔습니다.

마음, 공부, 아웃사이더, 가진 것, 동행, 교육, 열애, 아이, 생업, 몸, 읽은 것, 인사이더, 노동, 부모…책을 읽는 동안 싯구와 이어지는 잔잔한 이야기로 마음이 울려 눈물을 훔치곤 했습니다. 사실 저는 책이나 영화/드라마를 보다가 자주 우는 편입니다. 책을 읽다가도 감동 적인 부분에서는 눈물이 나고 드라마나 영화를 보다가도 슬픈 장면이 나오면 그냥 눈물이 줄줄 납니다. (나이 들어서 나타는 증상은 아니고요 ㅎㅎ) 이 책에서는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면서 격는 삶의 단계 – 세상, 부모의 마음, 탄생, 공부, 연애/결혼, 직업과 사회생활, 죽음까지 차분하게 이야기 해 나갑니다. 우리네 삶의 이러한 큰 순간들이 모두 시의 주제가 되고 가슴 울리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기에 저는 책을 읽으면서 눈 시울이 붉어지고 훌쩍였습니다.
각 주제마다 정재찬 교수님의 식견과 따듯하고 맑은 인문학적인 메시지가 잘 녹아있고 그와 잘 어울리는 시를 선정 해 시의 의미를 같이 들여다보는 편안하고 차분한 책입니다. 현재 내 삶을 돌아다 보고 한동안 잊고 있던 다른 측면으로 생각 해 보는 기회를 주는 책이었습니다. 책에 대한 설명에도 있듯이 한동안 잊고 지냈던 마음을 일깨워 주는 글이었지요.

긍정의 힘, 회사에서 흔히 YES MAN이라 불리는 사람 – 어떠한 지시나 요청에도 예스라고 말하는 사람.. 물론 과장된 측면도 있지만 저도 항상 힘든 현안에 직면하거나 어려운 문제에 접근할 때는 주변과 제 자신에게 ‘긍정적인 사고’로 접근하라고 계속해서 말하곤 합니다. 그래야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산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고 개선하기 위한 솔루션을 고민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중년이 공부하기 딱 좋은 시기’라는 말에 큰 공감을 했던 접니다. 책에도 적혀 있듯이 사실 기억력이나 체력은 한창 공부해야 할 시기에 견줄 바가 못되지만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고 중요한 점을 명확히 짚어내는 통찰력(?)은 누적된 다양한 경험에 기반하고 있으니 중년의 나이에 공부는 더 재미있고 심도가 있습니다
‘내가 가는 길’, 가족 여행을 가다가 첫째 말랭이의 추천으로 ‘장기하와 얼굴들’ 이라는 밴드의 ‘그건 니 생각이고’를 듣게 되었습니다. 노래 가사가 아주 매력적이어서 빠져 들었는데요.. ‘이 길이 내 길인 줄 아는 게 아니라 그냥 길이 거기에 있으니까 가는거야…. 이 길이 내길인지 니 길인지 길이기는 길인지 지름길인지 돌아가는 길인지 몰라..그대의 머리위로 뛰어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너처럼 아무것도 몰라.. 그냥 길이 거기 있으니까 가는거야’ 저는 노래를 들으면서 (지금 내가 가는 길 – 나의 커리어 패스(Career path)) 제 회사 생활 그리고 제 인생의 길 등을 생각 해 봤더랍니다. 사실, 저도 제가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제대로 된 길인지, 맞는 방향인지, 나는 그 길위에서 제 몫을 하고는 있는 것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거든요. 하지만 그 길 위에서 의미를 찾고 가치를 부여하고 최선을 다해서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것 그 차체로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재찬 교수님도 같은 생각을 이야기 하십니다. ‘뜻을 이루기 위해 길을 찾는 것도 훌륭하지만, 이 길에서 뜻을 찾는 것도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하고 말이죠. 그 이후로 비로소 남들의 길이 아니라 내 안의 길에서 뜻을 찾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내가 길을 만든 게 아니라 길이 나를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COVID-19 Pandemic 사태로 특히나 많은 것이 불확실하고 불안감이 높은 2020년의 봄, 삶을 차분히 돌아보고 더 깊게 생각할 수 있는 메세지와 시가 있는 정재찬 교수님의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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