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님은 제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한명이고 산문집 시리즈 중 ‘보다’, ‘말하다’를 읽고 나서 마지막 ‘읽다’를 초여름에 읽게(?) 되었습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간결한(냉정하기 까지 한) 문장과 남다른 시각이 읽는 내내 좋았습니다. 김영하님의 책은 대부분 빠르게 읽혀지는데 그 이유는 마치 목마를 때 시원하게 물을 마시는 느낌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차가운 물이 아니고 딱 목 넘김이 좋은 신선한 느낌의 온도와 맛..어떤 부분은 통쾌하고 새롭고 또 어떤 부분은 너무 친숙하고 따듯한 글 그리고 생각들..)

‘읽다’는 여섯개의 단락으로 되어 있으며 ‘우리는 왜 독서를 하는가?’라는 WHY? 라는 질문에 여섯개의 테마로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 첫째 날 : 위험한 책 읽기
– 둘째 날 : 우리를 미치게 하는 책들
– 셋째 날 : 책 속에는 길이 없다
– 넷째 날 : ‘거기 소설이 있으니까’ 읽는다
– 다섯째 날 : 매력적인 괴물들의 세계
– 여섯째 날 : 독자, 우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제가 김영하님을 좋아라하는 이유는 ‘계속해서 자신을 객관화 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서 아닐까?’ 라고 생각 해 본적이 있습니다. 계속해서 자신의 책 그리고 역량을 이야기 할 때 한치도 자기 자신을 중심에 두고 이야기 하지 않고 거인의 어깨위에서 세상을 보고 있어서 라고 강조하고 또 강조합니다. (김영하님 정도면 조금 자기 예찬도 할 수 있을 법 한데 말이죠. 아니면 탄탄한 자신감에 기반한 소탈함 이라고도 할 수도 있겠습니다)

첫째 날은 ‘나는 왜 책을 읽지?’라는 질문에 대한 제 답변과도 일치하는 부분이어서 좋았던 단락입니다.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빗대어 생각 해 보고, 일상의 기준을 다시 세우고, 새로운 시각을 도입 해 보고 … 잊었던 중요하고 좋은 생각들을 다시 꺼내어 먼지를 털어내고, 내 생각을 점검하고…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유일한 길이 바로 ‘독서’이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그 사람에 대한 설명은 그가 읽어 온 책들로 설명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설명 해 주는 둘째 날 이야기 입니다. 이제까지 읽은 책들을 여기저기 쌓아두다가 (버리기도 하고) 이번에 첫째/둘째 아이들의 저학년 도서를 과감히 정리 해 묶어 내어 놓으면서 제 책들을 좀 정리 해 봤는데… 자연과학/비지니스잡지/추리소설/공상과학소설/가기개발서/약간의 고전들 … 저라는 사람은 좀 난해한 구석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는 순간이었습니다. (ㅎㅎ)

소설이 그 책이 있기에 읽는다. 정보와 지식 습득을 위한 목적성 있는 독서와 재미와 휴식을 위한 독서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고 다잡기 위한 독서 등등으로 나눠 볼 수 있는데.. 굳이 그렇게 독서를 구분하지 말고, 그냥 책이 거기 있으니 좋아서 읽는다. 정도로 툭 이야기 하고 싶은 넷째 날 읽다 입니다. 저는 이 부분도 참 좋네요. 거창한 목적성이 없어도 읽다보면 아하.. 싶은 부분도 만나고 고개를 주억 거리고, 책에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다시한번 적기도 하고, 때론 감상을 끄적이고 (나중에 보면 부끄럽기도 한) 그런게 다 책을 읽는 한 부분이 아닐까 싶은 겁니다.

김영하님은 ‘왜 책을 읽는가?’라는 질문에 본인이 생각하는 근원적인 답변을 여섯째 날 마지막 부분에 방점으로 찍으면서 책을 마무리 합니다. 책을 통한 삶의 확장 – 깊고 또 넓게 그리고 다양하게 확장되는 우리의 경험치 그리고 경험… 인간의 유한한 삶과 재원에서 과연 ‘백문이불여일견’을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가능 할까요?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어 더 먼곳까지 이를 수 있게 해주는 책이 바로 독서를 하는 진정한 이유라고 생각 해 봅니다.
김영하님이 살짝 비꼬았고 예견했던 것과 같이 … 너무 친숙한 내용이라 이미 읽었다고 착각하고 있는 고전 몇 권을 온라인 서점 장바구니에 넣어 두었습니다. 세기를 거듭했지만 현재의 독자들에게도 여전히 매력적인 그 고전들, 다시 차분하게 제대로 읽고 싶어졌습니다. (돌아보니 역시나 전 제대로 읽은 책이 몇권 되지 않더라구요) 독서의 매력에 푹~ 빠져서 즐겁고 풍요로운 허우적 거림으로 토막 시간을 불태우고 계신 분들에게 … 위안과 토탁거림으로 다가오는 산문 – ‘읽다’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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