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의 ‘읽다’를 읽고 난 후 (역시 제가 한 일은) 섹스피어의 4대 비극 그리고 고전의 정수 – 오디세이아, 일리아스, 니벨룽의 노래 등 문학과 지성사의 고전 세트(5권)을 구매 한 일입니다. (ㅎㅎ ^^;) ‘읽다’에도 언급되어 있듯이 토막토막 여러 문학 분야에 배경이 되고 너무나도 많이 인용 되어서 (마치 햄릿의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처럼) 내용을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는 책들, 다시한번 제대로 읽어 보기로 마음 먹은 거지요.
그 중 첫 번째로 손에 든 책, 너무나도 유명해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그 ‘오디세이아!’ …전 개인적으로 번역서적을 읽기 시작하는 초입부에는 내용에 집중이 잘 안되는 어려움을 격습니다. 번역 문체가 주는 미묘한 어색함 그리고 이야기의 짜임새가 성기게 느껴지기 때문인데요. 그럼 원서를 읽으면 더 좋냐구요? 더 좋을리 없죠.. 그냥 제 나름의 문체와 수준으로 이해 하면서 읽으니까 그냥 모르는 거죠 ㅎㅎ
책은 총 608페이지의 분량으로 꽤 두께감이 있습니다. (10년 간의 트로이 전쟁 후 다시 10년 동안 이어지는 귀향 이야기 이니 이럴만 하지.. 하면서 집어 들긴 했습니다) 책을 읽기 시작할 때는 항상 그렇듯이 그리스 신화(만화책) 읽는 느낌이 또 납니다. 신화 기반이고 이야기 내 신들의 자주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더 그리 느껴집니다. 신화 속 신들은 어쩜 그리 외모가 준수한지..각 신에 대한 상세한 묘사도 아주 흥미롭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몇몇 신들은 스케치가 가능한 수준입니다)
그런데 책의 1/5 쯤 읽으니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왠만한 모험 이야기가 다 펼쳐진 후입니다. (외눈박이 괴물 키클롭스가 사는 섬에 갖혀서 고초를 격고 사이렌의 노래를 뚫고 지나고…. ) 아니 나머지 4/5는 어떤 이야기지?!!!

호메로스의 원작은 시간의 흐름을 뛰어 넘어 사건이 구술되는 형식을 갖고 있는 반면 제가 읽은 오디세이아는 아우구스테 레히너가 풀어지은 작품 기반이기에 사건을 시간 순으로 배열 해 두어서 읽기는 수월합니다. (하지만 원작이 갖고 있는 극적인 요소는 반감되는 아쉬움이 있으니 참고하세요)
인상적인 부분은 1/5에 해당하는 신비한 모험과 방랑 이후에 4/5는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의 자아 성숙과 경험치를 쌓아가는 모험 이야기 그리고 오디세우스가 이타케에 도착 해 구혼자들에게 복수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 해 가는 과정이 오디세우스의 복잡한 감정의 변화와 심경 위주로 상세히 기술되어 있습니다.
아무래도 서사시 기반의 이야기 이기 때문에 문체가 과장되어 있고 표현이 장황한 것도 하나의 큰 특징입니다. (마치 무대위에 고전극의 대사를 듣는 느낌이지요) 글 속에서 상세히 기술되고 있는 그 시대의 풍습(예절, 격식, 의복 등)과 식문화를(계속 해서 만찬에 언급되는 맛있는 양, 염소 그리고 암소 꼬치 구이들 추릅..) 알 수 있는 점도 큰 재미를 더합니다.
저는 재미 위주로 읽기로 했지만 오디세우스가 앞으로 다가 올 고난과 위험을 군사들에게 미리 이야기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하는 장면 그리고 각 선택에 따른 군사들의 반응과 위기 시 대처하는 상황의 흐름을 흥미롭게 봅니다. 그리고 당연히 믿을 만한 상황이지만 인내심있게 상대의 의중을 재차 확인하고 안전한 시기까지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배울점이 많네.. 끄덕끄덕) 최선을 다했으나 피할 수 없는 희생 앞에서 좌절하지만 빠르게 자신을 회복해 상황을 이끌어 가는 모습도 존경심을 담아 역시.. 라면서 읽습니다.
현실을 직시하면서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는 자세, 어떠한 고난 앞에서도 자신의 목표를 포기하지 않고 가능한 도전을 계속해서 시도하는 모습, 그리고 자만과 과신으로 인한 실패에서 무엇이 문제였는지 성찰하고 배우고 또 실천하는 모습에서 (제게 부족한 부분을) 많은 걸 생각 해 보고 고민 해 봤습니다. 기원전 9세기에 쓰여진 글이지만 현대 조직/비지니스에서 마주하는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호메로스의 원작 기반의 책을 한번 더 보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래서 고전이구나… ‘라는 느낌으로 글을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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