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아 책방 8월의 도서 – 공부란 무엇인가, 책방 마님이 아니면 이 책이 과연 제 손에 올 수 있었을까?…올 하반기 목표인 고전 읽기의 3번째 책 ‘니벨룽의 노래’를 미련없이 멈추고 멋진 표지에 끌려 ‘공부란 무엇인가’를 펼쳤습니다. (부끄럽지만 책방에서 송부되는 책 중 50%정도(약 6권 내외)를 괜신히 읽는 거 같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김영민 교수님이 (상당히 저명한 분임에도 불구하고 ㅎㅎ) 어떤 분인지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누군가의 글을 읽다보면 (그것이 대학 교재라고 해도) 그 사람의 식견, 통찰력, 그리고 지식을 대하는 자세에 급이 있다는 생각을 하곤합니다. 김영민 교수님의 책을 읽으면서 글이 전달하고자 하는 명료함과 명쾌함에 그리고 높은 꼭지점에 한동안 서서 수련 후 하산하는 듯한 여유와 실랄함에 내내 유쾌하고 소리내어 웃기를 여러번 했습니다.

공부라 함은 여러가지로 표현될 수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학교에서 하는 공부(주로 책에서는 대학/대학원), 강좌, 그리고 독서를 이야기하고 있고 ‘공부란 무엇인가(공부는 왜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그간 교수님이 학교에서 진행 한 강의, 컬럼에 연재한 글 등 여러가지 이야기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공부’라는 협의의 영역을 다루고 있지만 김영하의 ‘읽다(독서는 왜 하는가)’라는 부분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김영하 작가님과 김영민 교수님의 글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어 그러고 보니 이름의 앞 두글자가 똑같네요 ㅎㅎ) 우선 글이 명쾌하고 간결해서 좋습니다. 화려한 문체가 아닌 핵심만을 전달하는 날이 파랗게 선듯한 문체가 좋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 자리한 깊은 고민과 생각 그리고 지적인 탐구를 향한 열망과 그 겸허함이 좋습니다만 무엇보다도… 글을 읽는 내내 즐거워 좋습니다.

책에서 말하는 공부는 대학/대학원에서의 공부 그리고 평생 이어지는 학습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공부는 왜 하는가?’ 이 질문은 제 자신에게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제게 했던 많은 질문 중에 하나 였습니다. 제 답변은 첫째, 잘 모르고 부족하니 (돈 내고) 배워야 겠다. 둘째, 재미있으니까. 셋째,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였습니다. 너무 감사하게도 그간의 공부는 항상 기대했던 결과를 제게 누리게 해 줬던 거 같습니다. (행운이죠)
공부하는 목표가 남보다 더 나아지기 위해서 라면(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경쟁심에 불타올라 한시적으로 매진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이후에는 허무가 찾아 옵니다. 그리고 이세상은 아이러니 하게도 나보다 나은 사람들이 산처럼 쌓여있어 끊임없는 경쟁과 실망 그리고 허탈감에 종국에는 불행하다고 느끼게 됩니다.(왜냐하면 인생은 시작점부터 불공평 하거든요) 이런 상태로는 공부를 (평생 공부하며 살아야 하는데) 오래 할 수가 없게 됩니다. 우리는 평생 지적 호기심으로 공부하면서 살아가야 하는데.. 지치거나 불행하다고 느끼면 안되거든요.
김영민 교수님의 답변은 ‘자기갱신’의 즐거움 – “자기 갱신의 체험은 자기 삶을 스스로 돌보고 있다는 감각을 주고 그러한 감각을 익힌 사람은 예속된 삶을 거부한다.”
어제보다 더 나아진 나, 일년 전의 나보다 더 깊어진 생각과 사고로 삶을 바라보는 나, 30대 후반의 나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예민한 감각으로 주변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나…. 생각만 해도 가슴이 짜릿하고 서늘 해 지기도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이 관습적이 되기 쉬운 이유는 관습에 의존할수록 에너지 소비가 덜하기 때문이다. 실로 새롭게 생각하는 일은 여러모로 많은 정신력, 육체적 에너지를 요구한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려고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습관화하려 든다. 평소 습관을 넘어서려면 평소 이상으로 소비할 여유분의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 왜 우리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꼰대가 되는가?.. 관습에 안주하는 삶.
뭔가 엉뚱한 길로 간다는 것은 위험하지만 멋진 일이다… 남과 다른 길을 선택한다는 것은 위험하지만 설레고 흥분되고 그리고 멋진일이다!! 이러한 변화와 도전이 평소에는 마주할 수 없는 과제를 던지고 익숙한 관습을 뛰어넘을 수 있는 동기와 에너지를 끌어 냅니다. 그래서 삶에 변화를 주기 위해 이직을 하고 진학을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책의 후반부에 들어서면 대학/대학원에서의 연구, 논문, 그리고 세미나에 임하는 자세 등에 대한 직언이 있습니다. 읽는 내내 제 학교 생활을 돌아보며 .. (이미 오래 전이지만 그래도)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세미나를 준비하거나 참석했을 때 나는 어떠했나… 그리고 졸업 논문을 괜신히 쓸 때 나의 마음가짐이나 자세를 돌아보며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토론과 비판에 대한 부분을 읽으며 다음주 월요일 워크샵을 이전과는 다른 관점에서 생각 해 보고 준비하는 시간도 갖을 수 있어 제게는 참 유익한 독서였습니다.
당연하고 익숙한 것들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일상에서 사람들은 근본적인 질문에는 관심을 크게 두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습관적으로 WHY?(왜 그런거지?)를 노트에 적어두고 매 사안마다 연습하 듯이 제게 묻곤 합니다) 제대로 된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방법을 이야기 하는 책, ‘공부는 무엇인가’를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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