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교양(에세이) : 아침에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김영민, 어크로스) (2020. 12. 13.)

김영민 교수님의 책 시리즈, ‘공부란 무엇인가’ ->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들’ ->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우연이지만 저는 저자가 출간한 책을 역순으로 읽었더라구요. (‘아침에는..’는 저자가 국내에서 출간한 첫 저서 입니다.)

‘추석이란 무엇인가?’라는 컬럼이 젊은층에서 큰 호응을 얻자 저자가 입국 후 기고했던 글과 영화평을 묶어서 324페이지 분량의 단행본으로 출간되었지요.

(죽음을 생각하고 나면)

공포와 허무를 떨치기 위해 사람들이 과장된 행동에 나설 때, 상대적으로 침착할 수 있다.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좀 더 성심성의껏 생각 해 볼 수 있다.

인간의 삶에 죽음은 일부이며 유일하게 명확한 사실임을 인지하고 나면 좀 더 삶을 진지하고 치열하게 그리고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는 것이지요. 찰나의 이해관계 보다는 좀 더 대담하고 넓은 시각으로 삶을 바라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일관돤 마음을 유지한다는 것..어려운 이야기죠)

“사람이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당하면 거치게 된다는 심리적인 변화 4단계, ‘부정 – 분노 – 체념 – 인정’을 오롯이 밟아나가야 하다는 것이다. 자신은 충분한 단련을 통해 그중 어떤 단계를 건너뛸 수 있다고 자만하지 말자.”

회사에서 대대적인 감원을 할 때 진행했던 면담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던 패턴도 바로 이 심리적인 변화 4단계 였다는 것이 떠오르면서 마음이 여전히 무거웠습니다.

어떤 단계를 뛰어 넘을 수 없지만 각 단계를 짧게 극복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마지막 ‘인정’ 단계가 지나야 그 다음에 해야 할 일을 생각하고 생산적인 고민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야의 확대가 따르지 않는 성장은 진정한 성장이 아니다… 태어난 이상, 성장할 수밖에 없고, 성장 과정에서 상처는 불가피하다. 제대로 된 성장은 보다 넓은 시야와 거리를 선물하기에, 우리는 상처를 입어도 그 상처를 응시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자신의 현재 역량을 뛰어넘는 시련을 헤쳐 나감으로써 성장하고, 생각과 경험의 폭이 확대됩니다. 그 시련과 고통스러운 시간의 결과물이 성장이고 발전이지 않을까요.. 물론 이 모든 것은 자신이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 들이고 뛰어들겠다는 다짐이 수반되야만 가능한 이야기들입니다.

‘모른다’

‘격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고, 겪은 사람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 들것이다. 다시 태어나 겪어보지 않은 상태로 살아보기 전까지는 비교할 수 없다.”

직접 경험을 통해 이해하기 전에는 다른 종단에 있는 누군가의 삶, 감정, 상태에 대해서 쉽게 (통념에 맞춰) 정의하고 이해한다고 말하고 판단(심판)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요청하지 않은 조언을 하지 않으려는 것, ‘내가 당신이라면..’이라고 시작하는 무책임한 의견도 자제하려는 것일지 모릅니다.

“미래를 예측, 통제하고자 너무 많은 노력을 하게되면 (대부분 할 수 없으므로) 과도하게 진이 빠지게 되고 정작 더 중요한 일에 (현재) 소홀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요즘 특히, 새삼, 더 심하게 (ㅎㅎ) 미래가 계획한 대로 흐르지 않음을 깨닳으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요…

“지도자에게는 책임이 따릅니다. 책임은 대개 무겁습니다. 무거운 것을 들고 있다 보면 힘이 듭니다. 오랫동안 힘든 상태가 지속되면, 우울해집니다. 우울한 나머지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사람들이 싫어합니다. 그뿐 아니라 일을 너무 잘해도 사람들이 시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황이 이러한 지라 어찌보면 지도자는 외로움과 우울함을 우선적으로 잘 관리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물론 강철 체력은 기본이 되겠지요. (몸이 피곤하면 마음도 같이 지치게 되니 말입니다)

제대로 된 삶을 이야기하는 기준은 ‘누가 좋은 인생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가?’ 입니다.

“우리가 열심히 일하는 것은 제대로 쉬기 위함이다.” 휴일이 손꼽아 기다려지는 이유는 바쁘고 열심히 일 해야하는 날들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쉰다는 것이 긴장의 이완을 동반하는 것이라면, 오롯이 제대로 긴장해본 사람만이 진정한 이완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한껏 당겨진 활시위만이 화살을 쏜 후 이완될 수 있습니다.”

“어떤 존재를 지탱했던 조건이 사라지면 그 존재도 사라진다. (이는 너무 자연스러운 현상이기에)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소멸의 여부가 아니라 소멸의 방식이다… 지리멸렬하게 소멸해가는 길, 소명의 달성함을 통해 존재 이유를 잃고 스스로 소멸해버리는 방식이 있다.”

이 글은 서울대학교라는 존재 목적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지만 이를 학교 법인이 아니라 일반 기업 법인으로 확대해도 동일하게 고민 해 볼 좋은 포인트라는 생각을 합니다.

“법인이라는 인격체의 뼈대를 이루는 정체성이 불투명할 때, 리더십을 창출해내기도 정당화하기도 어렵다”

“악이 너무도 뻔뻔할 경우, 그 악의 비판자들은 쉽게 타락하곤 한다. 자신들은 저 정도로 뻔뻔한 악은 아니라는 사실에 쉽게 안도하고, 스스로를 쉽게 정당화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악과 악의 비판자는 일종의 적대적 의존관계에 있다. 쉽게 서로 타협하게 된다”

이러한 삶의 진부함으로부터 우리가 구제받는 것은 그러한 쉬운 선이 되기를 거부하고 스스로를 유형에 처한 비타협적인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조직 운영관련 많은 서적과 글에서 끊임없이 이야기는 리더의 필수 덕목 중 하나가 ‘적극적인 경청(Active Listening)’이며 이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제대로 된 질문(Right question with right way)’ 입니다. 질문이 사람들을 다른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해주고 틀에 갖힌 관점을 열어 주며 열린 결말에 다다르게 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질문은 사람을 생각하게 하는 중요한 방식중에 하나지요. 질문이라는 게 사람을 어느 면에서 좀 숭고하게 만드는 게 있는데다가 얘기를 진지하게 만드는 중요한 기제가 되기도 하니까요” 질문이란 무엇이고 왜 하는가? 에 대한 명쾌한 답변이기도 합니다.

익숙 해져서 이제는 당연해 보이는 것들은 다른 관점으로 접근 해 볼 수 있는 창을 선물 해 주는 김영민교수님의 깔끔/명쾌한 책(재치있는 글이 선사하는 즐거움은 기본) ‘아침에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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