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연말 연휴에 읽기 시작 해 1월 초에 마져 읽은 ‘에브리맨’입니다. ‘싱글맨’과 같은 시기에 읽었고 노년에 대한 감상이 깊은 책이지만 느낌이 많이 다른 두 책이기도 합니다.
필립로스의 소설은 처음 읽어 봅니다만 책의 초반부를 넘어가면서 책 표지에 있는 여러 찬사가 무엇 때문인지를 충분히 실감하게 만드는 소설입니다. 소설은 주인공의 장례식에서 시작되지만 전체의 생애를 반추하는 형식이고 주로 노년의 삶을 세밀하고 밀도 있게 다루면서 이야기가 마무리 되는 형식을 지니고 있습니다.

(싱글맨에 비해) 번역이 좀 더 자연스럽고 죽음과 노년의 삶이 갖는 무게에 대한 작가의 깊이있는 메시지가 좋아 여러군데 밑줄을 그어 두었던 책입니다. ‘… 모든 것을 압도하는 죽음이라는 현실을 한번 더 각인시킨 것은 바로 그것이 그렇게 흔해 빠졌다는 것이다…’
얼마 후면 쉰이 된다고 생각을 하니 저도 예전보다 더 자주 노년의 삶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나는 어떠한 노년의 삶을 보내게 될까? 그리고 그를 위해 내가 준비하고 고민해야 할 것들은 무엇일까?
소설 속의 주인공은 성실하고 비지니스의 신의를 아는 아버지 밑에서 자라나면서 삶의 지혜를 배우고 뛰어난 형의 그늘에서 안도감을 느끼지만 한편으로는 질투를 느끼는 사람입니다. 엘리트 코스를 따라 커리어를 성공적으로 쌓아 온 (사회적으로는 성공한) 그의 결혼 생활은 순간의 충동으로 인해 그리 순탄치는 않았으면 이제는 은퇴 해 노년이 주는 쓸쓸함과 후회 그리고 노쇠한 육신이 주는 상실감을 추스르기에는 감정적으로 그리고 육체적으로(건강상의 문제로) 부치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 젊을 때는 중요한 것이 몸의 외부지. 겉으로 어떻게 보이느냐 하는 거야. 하지만 나이가 들면 중요한 것은 내부야. 어떻게 보이느냐 하는데는 관심을 갖지 않아..’
이책을 제가 이십대나 삼십대에 읽었다면 지금 내가 느끼는 감상과 많이 다르겠다..라는 실없는 생각을 해 봅니다.
에브리맨은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힘과 구성이 단연 뛰어난 책입니다. 책을 마지막까지 읽고 나면 처음부터 다시 뒤적거릴 수 밖에 없는 강한 플롯의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책의 초반 장례식장에서 여러 주요 인물들이 보인 상이한 반응들과 애도사는 이런 배경 때문이구나.. 아 이래서 그랬던 거야.. 고개를 주억이게 만드는 작가입니다.
많은 소설들이 삶에서 자극적이고 모험적인 요소가 가득한 청소년기나 이삼십대의 이야기를(사랑, 범죄, 모험, 투쟁 등) 주로 다루고 있다면 삶이 완성형으로 표현되는 노년기의 깊이있는 시각으로 인생을 바라보는 소설 그래서 마음 한켠이 묵직해 지는 소설… 에브리맨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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