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는 2020년 초에 책을 구매 해 앞부분을 조금 읽었다가 그냥 덮어 두었던 책이었습니다. (기억은 잘 안나는데… 아무래도 재미가 없어서??) 그러다가 빨간 책방 코너에서 듣고 나니 다시 흥미가 동해 읽기 시작했지요.
제 경우에는 책을 읽은 후에 방송을 듣는 것을 더 선호하는 편인데 (방송을 듣고 나면 읽는 재미가 너무 급감되더라구요) 그리스인 조르바의 경우에는 그 반대였습니다. 왜냐하면 게으른 제가 작품이 쓰인 시대적인 배경이나 작가에 대한 조사를 할리 만무하니 … 반복적으로 나오는 여성 폄하적인 표현이나 문화적으로도 불편한 부분이 책을 읽는 중간에 던져 버리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합니다.

1910년 니코스 카잔자키스가 만난 조르바에 대한 기억과 그와 함께 한 삶의 순간을 1946년에 소설로 출간한 내용이다 보니 약 100여년 전의 사회/문화적인 배경이 고스란히 이야기 속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낮은 여성의 사회적인 지위와 인권 그리고 전쟁과 경제적인 위기로 인한 남성 중심적이고 폭력이 법을 상회하는 풍토 등)
유복한 환경과 높은 학식을 갖춘 주인공이지만 자신의 살고 있는 삶이 진실하지 못하다고 믿는 그가 배움은 낮으나 여러 삶의 경험을 통해서 깊고 생명력 넘치는 통찰력을 지닌 60대의 노인 조르바를 만나 새로운 삶에 도전하고 일상 속에서 여러 사건을 접하면서 그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책 속의 조르바는 제가 보기에도 너무나도 매력적인 존재입니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에 솔직하고 당당하며,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그를 통해서 깨닮음을 얻고 기뻐하기도 하고 때로는 큰 후회와 낙담을 하는 등… 모든 일에 자신의 최고의 열정을 쏟아 부어 마주 합니다. 그것이 위험한 광산의 일이든 자신을 좋아하는 여성을 대하는 일이 든 또는 이제까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이든 말이지요. 그리고 그의 중심에는 인간에 대한 긍휼감과 존중이 깊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책에서 여러 사건들 속에서 조르바와 주인공이 서로의 관점을 나누는 대화를 읽으면서 … 나의 일상적인 삶 (상대적인 중요도나 높고/낮음을 떠나서) 속에서도 충분히 이를 감사하고 최선을 다 해야 하다는 생각을 여러번 하게 됬습니다. 그리고 나는 어떤 부류의 사람으로 어떠한 자세로 삶을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질문도 말이지요.
책 속에는 촘촘하게 철학적인 메시지와 질문을 배치 해 놓고 있습니다.
… 세상에는 세가지 부류의 인간이 있는 거 같아요. 첫째, 자신들만을 위한 삶을 살기위해 목표를 세우는 사람들 – 자신들을 위해 먹고, 마시고, 사랑하고, 부를 쌓고, 영광을 추구하는 사람. 둘째, 모든 인류의 삶을 위해서 목표를 세우는 사람들 – 모든 사람들이 하나라고 느끼면서 사람들에게 진리를 깨우치려고 노력하고 모든 인류를 사랑하고 베푸는 사람들. 셋째, 우주의 삶을 위해서 목표를 세우는 사람들 – 이 세상을 구성하는 모든 생명과 물질까지 포함한 사랑을 실현하려는 삶…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는 또하나의 커다란 즐거움은 책 속에 자세히 묘사되는 맛난 지중해/그리스의 요리와 특색있는 나무/식물/꽃에 대한 묘사 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핸드폰을 옆에 두고 나무와 꽃 이름을 검색해서 어떠한 느낌이 드는지 확인 해 보고, 만찬 때마다 등장하는 여러 요리들을 검색 해 보고 요리법도 보고 .. 당연 그리스 요리 맛집도 검색을 해 보는 등 즐거운 경험을 했습니다. 그 만큼 책속의 묘사가 사실적이고 생생하며 조르바가 음식을 대하는 장면이 정겹습니다. (주인공은 음식은 생명 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하는 대상이자 실욕을 살짝 죄악시 하는 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조르바가 느끼는 노년이라는 것 그리고 그 시간을 살아가는 자세.. 마치 나이가 사람을 늙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포기하고 도전하지 않는 것이 늙음이라는 그의 태도가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살아 낸 그의 삶이 마지막까지 울림을 주는 책이었습니다.
시대적인 배경을 고려하신 후 읽으신다면 좀 더 편안하고 활력 넘치는 독서가 되실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리스인 조르바’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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