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읽은 김영하 작가의 단편 소설집 3권 –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오빠가 돌아왔다’, 그리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도’ 입니다.
3권의 책 모두 2020년에 출판 되었거나 개정되어 재 인쇄 된 책 들입니다만 본래 출간 된 순서로 보면,
–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1997년)
– 오빠가 돌아왔다 (2004년)
– 무슨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2020년) 인데 의도하지 않았지만 저는 출간 된 순서에서 역순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무슨 일이 ..’를 읽고 나서는 김영하 작가의 단편은 ‘생선 요리 중 한토막을 먹는 느낌과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중간 토막을 먹게 되면서 머리와 꼬리는 없고, 꼬리 토막이 접시에 놓이게 되면 머리와 몸통이 어떠한 모양 그리고 색인지 어떠한 맛과 향을 갖고 있는지를 알 수 없으니 상상 해 봐야 되는 거죠.
하지만 ‘오빠가 돌아왔다’와 ‘엘리베이터..’를 읽고 나서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마치 단편이지만 내용이 꽉 찬(어찌보면 장편 만큼 농밀하고 체계적인 인물/내용의 구성) 듯한 느낌과 함께 특히 단편의 시작 전을 충분히 암시하거나 서술 해 주는 부분이 있어 ‘무슨 일이..’를 읽었을 때의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엘리베이터..’는 총 8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흡혈귀, 사진관 살인사건, 엘리베이터.., 당신의 나무, 피뢰침, 비상구, 고압선, 바람이 분다) 단편 소설집이 갖을 수 있는 모든 매력을 – 소재의 다양성, 한 사람이 쓴 글이 맞나 싶을 정도의 상이한 필체, 뿜어내는 듯 싶습니다.
‘오빠가 ..’도 총 8편의 단편을(보물선, 이사, 오빠가.., 그림자를. 판 사나이, 너의 의미, 마지막 손님, 너를 사랑하고도, 크리스마스 캐럴) 포함하고 있는데 각 단편을 쓰기 위해 작가가 들인 노력이 무척 크다는 느낌을 갖게 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 그 자체만이 아니라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대(사회, 경제 등)에 대한 상세한 서술도 특히 인상적이며 등장 인물의 감정 묘사가 더욱 더 정교하게 느껴지는 단편집이었습니다.
‘무슨 일이..’는 총 2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는 – 악어, 밀회, 아이스크림, 퀴즈쇼, 마코토, 로봇, 여행, 조 그리고 2부는 – 바다 이야기1, 바다 이야기2, 오늘의 커피, 약속, 명예살인 입니다. 앞 선 2권의 단편집 보다는 신비주의 적인 내용과 더욱 더 독특한 소설 속 화자와 그 관점이 매력적인 단편집이었습니다. 특히 2부 속한 5개의 짧은 글은 그 신선함과 서늘함(섬뜩함), 마치 톡 쏘는 듯한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단편집 세 권이 모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는데 그 안에 포함 된 각각의 이야기는 또 다시 색다른 향기와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제게 큰 즐거움을 선사 해 준 3월 초의 독서 – 김영하의 단편집 3권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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