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아 책방에서 4월의 도서가 도착 했습니다. 매 월 엄선된 책 한권이 배달되지만 제가 읽는 책은 약 50%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부끄러움.. 하지만 책이 배송되면 책방마님의 편지도 꼼꼼히 읽고 어떤 책인가 궁금해서 뒤적뒤적은 하는 편입니다 ㅎㅎ)
이달의 책 ‘전략가, 잡초’, 받자마자 펼쳐서 당일에 다 읽었습니다. 우선 제가 자연과학 분야의 책, 특히 식물에 관련 된 책을 좋아라 해서(하지만 이런류의 책은 또 오래간만에 접한지라) 즐겁고 빠르게 읽었습니다.

식물에 대한 깊은 지식과 통찰력 (특히나 ‘잡초’로 분류 된 식물에 대한) 그리고 지구 상의 모든 생명을 존중하고 따스한 시각으로 사유하는 저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 특히나 좋은 책이었습니다. (그리스인 조르바에 나오는 사랑의 3단계 중 ‘2단계 – 지구상의 모든 것을 깊은 애정으로 아끼는 고매한 사랑’)
물론 잡초를 연구하는 사람이니 보통의 사람보다 더 높은 식견으로 잡초를 관찰하고 기록하고 분석할 수 있었겠지만 잡초를 예찬하는 시각으로 써내려 간 내용과 잡초의 생애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깨닮음을 우리의 인생에 접목 해 담담하게 기술한 부분도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가 아는 것보다 잡초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꽃을 피우고 씨앗을 남기기 위해) 더 전략적이고, 인내하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모하고 있었습니다. 목표를 명확히 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아주 유연하게 전략적으로 선택 해 한 해 또는 여러 해를 살아가고 있었던 거죠.
삶에서 바꿔도 되는 것과 바꾸면 안되는 것을 명확히 하고(삶의 원칙/중심), 바꿔도 되는 것에 고집과 독선을 부려 의미없는 에너지를 낭비하기 보다는 바꿔서는 안되는 것을 끝까지 지켜내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어려운 이야기지요)
“…인간은 각자 지켜야 할 원칙을 한두 가지만 가지면 된다. 다른 것들은 재깍재깍 타협하라…”
저는 특히나 요즘 직장에서 동료들과 많은 갈등과 논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일종의 신경전인데요) 이 책을 읽으면서 한숨과 함께 깊은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매 사건마다 목적/본질을 명확히 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을 유연하게 열린 마음으로 생각 할 필요가 있다는 점입니다.
제가 갖고있는 편협한 경험, 주장을 끝까지 관철시키고 그리고 상대의 잘못을 짚어내고 싶은 속 좁은 아집 등 .. 목표 달성에는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이지요…현상은 복잡하지만 본질은 단순하다는 것… 매 번 되뇌지 않으면 어찌 그리 홀랑 잊어버리고 마는지요.

부모님이 시골에서 과수원을 하시고 농사를 지으시니 제게는 농작물/잡초가 너무나도 친숙하고 자연스러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잡초의 가장 뛰어난 점을 기술한 문장은 신선했습니다.
“환경이 나빠도 씨앗을 조금이라도 생산할 수 있다. 환경이 좋으면 씨앗을 최대한 많이 생산한다”
어떻게 보면 모든 식물이 그런 거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작은 텃밭이라도 가꿔 본 경험이 있으신 분은 단박에 고개가 끄덕여 지실 겁니다. 과수원 빈터에 고구마를 처음 심으셨던 어머니, 거름도 열심히 하시고 잘 돌보아서 고구마 덩굴이 정말 무성하게 자라났습니다. 당연 풍작인 거죠!! 하지만 수확을 해 보니 덩쿨만 무성하고 고구마는 아무리 찾아도 없던 슬픈 기억이 생각납니다.
나쁜 환경에서도 씨앗을 맺고 환경이 좋다면 더 많은 씨앗(열매)을 생산 해 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사실이지요. 환경에 개의치 않고 해야 할 본연의 목적에 흔들림 없이 집중하는 기본 중에 기본이며 가장 쉽지 않은 전략!!


크기도 모양도 색도 향기도 너무나 다른 식물들, 하지만 그 식물이 서 있는 곳에서는 가장 강하고, 현명하고, 뛰어났기에 싹을 틔우고 자라난 것이지요. (싹을 틔우면 햇빛을 잘 받을 수 있는 상황인지 양분과 물 그리고 주변 경쟁 상황을 파악하고 싹을 틔우니 말입니다)
그 존재 자체로 존중 받아야 할 생명 .. 가끔 어떤 사람이 지닌 외모로, 말투로, 서류 상의 프로파일을 보고 또는 특정순간의 모습으로 그 사람을 저평가하기도 하고 가벼이 보기도 합니다. 이 얼마나 무례한 짓인가 다시 생각 해 봅니다. 식물도 그러할 진데 사람은 한명 한명 그 자체로 존중해야 된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책을 통해서 주변의 식생과 자연에 대한 감사와 그를 통해 삶을 다시 한번 진지하게 돌아보게 해 주는 책 ‘전략가, 잡초’를 기쁜 마음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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