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구매한 김영하 작가의 장편/단편 소설집 7권 중 가장 마지막에 읽은 장편 소설 – ‘빛의 제국’입니다. 김영하 작가의 소설은 각 소설마다 그 개성이 뚜렷해서 읽을 때 마다 흥미로운 부분이 달랐는데, ‘빛의 제국’은 그 주제도 독특한 남파 간첩이 주인공인 소설입니다.
1963년 평양 태생인 주인공은 북한에서 좋은 대학을 졸업했으나 새로운 신분으로 남파되어 치열한 입시를 뚫고 국내 유수 대학의 신입생이 된 1967년 생의 김기영으로 남한에서의 삶을 살아갑니다. 그는 학교 생활 내내 운동권에서 동아리 학생들과 튀지않게(?) 반정부 활동을 하고, 남파 간첩의 신분(프로파일링)을 셋업 해주는 활동을 하던 도중 북한의 컨트롤 타워와 10년 넘게 연락이 두절 된 상태로 겉으로는 너무나도 평범한 대한민국의 중년 남자/가장의 삶을 살아가고 있지요.

그런 그에게 갑자기 복귀하라는 명령이 떨어지면 어제와는 너무나 다른 오늘의 24시간 (07AM ~ 다음 날 07AM)의 사건들을 순차적으로 다루고 있는 소설입니다.
소설이 초중반부에 접어 들면서 좀 더 생경하고 흥미진진한 내용으로(북한의 생활, 간접훈련, 남파 과정 등등) 꽉 짜여 있기는 합니다만 무엇보다도 우리가 알고 있는 드라마틱한 스파이의 이야기는 모두 스파이의 신분이 발각 된 이들의 이야기라는 것, 많은 비밀 요원과 스파이들이 일반인들 사이에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가면서 자신의 활동을 차분히 하고 있다는 내용을 기술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남파 공작원으로 살아 온 20여 년간 남한의 사회/경제는 90년대와 2000년 대 초반을 통과하면서 급변하였고, 오롯이 혼자서 몇 배의 어려움으로 이를 격어 낸 주인공의 시각으로 보는 현 체제 그리고 사회의 단편들..
무엇보다도 갈등과 감정이 고조되는 순간에도 이를 무심하고 덤덤하게 서술 해 내려가는 문체와 대화체들… 간첩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넘어 현대 한국 사회에서 개인이 느끼고 힘들어하는 사회 계층 간 격차와 교류의 단절 그리고 갈등 등을 세밀하게 때로는 과감하게 그리고 적나라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책을 덮고 나서도 여러 단락의 내용이 문득문득 떠올라 마음이 무거워 지거나 심란함을 느끼게 하는 김영하 작가님의 독특한 매력이 넘쳐나는 책입니다.
당분간 김영하 작가님의 책 뿐만 아니라 소설은 밀어두고 경영(2분기 독서통신 교육 교재가 도착했고), 비지니스, 그리고 인문학 서적을(Q2에는 회사 내 조직 변동 등 마음 쓸 일이 많을테니) 좀 더 읽어 나갈 예정입니다.
좋은 햇살과 곳곳에 피어나는 꽃으로 독서하기에 딱 좋은 4월이 무르익어 가고 있는 요즘, 신선한 소재, 긴박감 넘치는 전개로 빠져드는 ‘빛의 제국’의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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