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중순 이직 전 읽었던 소설 – 모방범입니다. 새로운 회사에 출근하기 전, 모방범 1/2권을 7월에 읽고 마지막 3권은 어제 다 읽었기에 책 소감을 정리 해 봐야 겠다고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3개월여 간에 공백이 있었음에도 1/2권의 중심 내용이 뇌리에 깊게 새겨져 3권을 읽을 때 초반부의 혼선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잘 읽혀졌던 소설입니다. 물론 소설의 구성 및 내용이 잘 쓰여져 있을 터이고 이를 잘 옮긴 분의 재능이 더해져 일겁니다. (각 권의 페이지는 약 600페이지 내외로 두께가 있습니다 ^^;)

미미여사(미야베 미유키)는 일본 추리소설계에서 워낙 저명한 분이라 제가 별도로 소개를 할 필요가 없지만 모방범을 읽으며서 진심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 세권이 모두 범죄자의 관점/이를 수사하는 형사/관계자의 관점이 균형있게 잘 기술되어있고 무엇보다 피해자 가족의 관점이 큰 비중으로 기술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화차’를 읽을 때도 느꼈던 부분인데 사건(잔임함/치밀함), 피해자(잔혹한 현장/공포/고통), 가해자(뒤틀린 심리/심신의 병적인 동인/내면의 깊은 상처/트라우마), 그리고 이를 해결 해 가는 형사/경찰(이성적이고 냉철한 분석력을 갖고 있지만 다분히 인간적인 존재로 그려집니다)들의 처한 환경 그리고 심리 등이 세세히 잘 표현되어 있는 작품입니다.
‘화차’에서는 주인공(살인자)이 왜 그러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 (일본의 경제의 흐름과 신용카드의 출현, 그로인한 수많은 신용불량자들의 양산 등) 차분히 설명함으로 범죄자를 이해하고자 하는 저자의 따듯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모방범’에서는 피해자의 고통/공포 보다는 피해자 가족들의 경험하는 충격, 분노, 좌절 그리고 끊임없은 자책 등을 심리적인 흐름과 묘사를 상세히 다루면서 그들이 이를 극복 해 나가는 부분까지 역시 아주 인간적인 시각으로 가감없이 차분히 기술하고 있습니다.
굳이 한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소설 속 등장 인물들의 이름입니다!!! 이름+성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소설 속 인물들 간의 관계(부부, 선후배, 부모와 자식, 친구.. 등)에 따라서 동일한 사람을 성으로만 부르거나 이름만 부르거나 또는 애칭을 정해서 부르기도 합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관계에 따라서 호칭이 달라지는 규칙을 알게 되긴 합니다 ^^)
그러니 각 권의 분량이 독립된 각 장편소설이라고 해도 되는 분량인데다가 등장 인물이 다수이고 사건의 발달부터 마무리까지 약 3년 여 간의 이야기가 전개되니..이사람이 이사람인가? 아님 저 사람인가.. 조금 내용을 읽다보면 ‘아, 그 데스크 담당 형사구나’ 이런 식으로 읽어 나가야 하는 점이 내용 초반부 몰입에 약간의 방해가 되었습니다.
제가 3권의 책을 3개월여에 걸쳐서 읽은 것도 한몫 했고 또 외국 소설이라는 점도 있지요. (이름들이 꽤 낯섭니다… 쓰카타 신이치, 후루카와 마리코, 마에하타 시게코… 여성의 경우 결혼 전/후 성도 달라지는 등) 하지만 이는 소설의 중반부에 이르게 되면 더 이상 큰 걸림돌은 아니지요.
소설책이 주는 또 하나의 매력은 주인공들의 일상을 통해서 해당 사회와 문화를 일부 이해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미미 여사의 세세하고 치밀한 묘사 덕분에 그러한 매력이 아주 극대화 된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편소설이지만 지루함이 없는 소설, 어떠한 부분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내용으로 전개되지만 작가만의 필력으로 여전히 매력적인 이야기 – ‘모방범’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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