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11 ~ 16, 2024)
‘해리 G. 프랭크퍼트 (Harry G. Frankfurt), (저는 잘 모르고 있었지만 ^^;) 프린스턴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이자 저명한 도덕절학자이며, 저서로는 ‘진리에 대하여’, ‘불평등에 대하여’, ‘사랑의 이유’.. 등이 있다.’ ‘개소리에 대하여’를 읽은 후 프랭크퍼트의 다른 저서를 검색 해 봤으나.. 원서 외 번역 본으로 구매 가능한 책은 현재 ‘사랑의 이유’ 정도 입니다. (우선 ‘사랑의 이유’는 카트에 담아 두었습니다)
장강명 작가의 ‘미세 좌절의 시대’를 읽다가 인용 된 내용이 좋아 구매한 책입니다. 총 69페이지, 아래 사진에서 보시는 것과 같이 한손에 들어오는 작은 사이즈 책입니다. 한편의 영향력있으나 간결한 논문을 읽는 듯한 느낌을 주는 책으로, 저자의 깊은 고찰과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책의 내용도 훌륭하지만 이를 한국어로 유려하면서 본 뜻을 최대한 살려 내 옮겨 준 ‘이윤’이라는 분도 참 멋지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 뒷부분에 있는 ‘옮긴이는 글’ 부분도 아주 매력적인 관점의 글이라 즐겁게 읽었구요.

저자는 우선 ‘개소리(BULLSHIT)’에 대한 사회적인 통념 그리고 본질을 정의하면서 글을 시작합니다. 우리가 흔히 혼용하기도 하는 ‘거짖말’과 ‘협잡’, ‘헛소리’ 등과 비교 해 ‘개소리’가 갖는 고유한 특성은 무엇이고 사회적으로 어떠한 파장을 일으키는가?까지 속도 감 있게 글을 이끌어 갑니다.
‘진실/진상’에 대한 무관심이 바로 ‘개소리’의 본질 – ‘(개소리는) 진리에 대한 관심에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것, 즉 사태의 진상이 실제로 어떠한지에 대한 무관심이다.’ 이러한 본질 때문에 저자는 ‘거짖말’ 보다 더 사회악적인 존재가 바로 ‘개소리’라고 이야기 합니다. ‘거짖말’은 최소한 화자가 진실을 알고 있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고자 의도적으로 상대방에게 조작 된 사실, 즉 거짖을 이야기 하는 것이지요. 그러니 최소한 무엇이 진실이고 진상인지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전제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정도까지 ‘거짖말’에 대한 관심을 갖어 본 적이 없으니.. 이러한 대목을 읽을 때는 이마를 치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되었습니다.
글의 후반부로 가게 되면, ’개소리‘를 양산하게 되는 지난친 ’자기 확신 – (과도한)진정성‘에 대한 비판과 경고로 마무리됩니다. 제 나름의 진정성을 기준으로 생각하고 말하고 그리고 행동한다고 생각했는데.. ’자신의 기준과 가치를 항시 점검하지 않으면 누구나 자기기만의 함정에 빠질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에 모골이 송연 해 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옮긴이의 글(이연) 중 ’권력형 개소리‘에 대한 내용이 크게 와 닿았습니다. ’.. 권력형 개소리는 사태의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 것을 넘어, 타인이 자신의 속셈을 알든 말든 개의치 않는 행태를 보인다. 이는 자신이 진리보다, 타인보다 힘의 우위에 있다고 간주하는 데서 비롯된다. 따라서 권력형 개소리는 진리에 대한 무시와 타자에 대한 멸시라는 이중적 악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개소리보다 더 심각한 사회적 해악이다.‘
이러한 부분은 뉴스를 통해 종종 접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사실이 아님을 알수 있는 것에 대해서 (뻔뻔하게/아무렇지 않게) 엉뚱한 소리하는 정치 권력자들.. 국민을 바보로 아는건가? 라는 의문을 들게 만드는 언행들.. 사실 그들은 진상/진실에는 관심이 없고 그냥 내편과 아닌편을 구분하고자 ’권력형 개소리’를 남발하는 사람들이었던 겁니다. 특히 진의 여부를 가리려는 노력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든다는 점이 또 하나의 해악적인 면이라는 겁니다.
이번주 월요일 퇴사 소식을 전하고 잡힌 번개 저녁에서 유사한 주제가 튀어나와 잠깐 책 이야기를 했더랍니다. 1:1 talk에서 분명 APJC manager는 처음 듣는 한국 조직에 대한 이야기 인데, (설명을 마치자 마자) ‘나도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니, 2-3일 내로 의견을 주겠다’ 하고는 전혀 후속 조치가 없다는 겁니다. 문제는 이러한 패턴이 반복된다는 겁니다.. 그 자리를 모면하기 위한 임기응변과 허세.. ‘개소리’의 요건 중 하나이지요. 단기적으로 거짓말 보다는 개인 신뢰에 치명타를 주진 않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조직 간 신뢰에 큰 악영향을 주게 될 겁니다.
내가 하는 이야기 그리고 주변에서 이뤄지는 대화 그리고 매체에서 다뤄지는 자극적인 내용에 대해서 다시한번 돌아보게끔 하는 (물리적으로)가볍지만 무거운 책, ’개소리에 대하여‘를 추천합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