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랭이와 쏭글이 : 각자의 관점 (2018. 7. 29.)

12살 말랭이 교회에서 담력시험을 포함한 1박2일 하계수련회에 참석한다고 이번주 초부터 마음이 들떠 있었습니다. 둘째 쏭글이는 내년에 참석하겠다고 하고는 주말동안 엄마.아빠를 독차지 할 수 있다는 즐거움에 역시 빠져 있었지요.

수련회 일정은 금요일부터 시작이기에 퇴근 해 집에 오니 말랭이는 이미 집에 없었습니다. 전혀 모르는 아이들과 같은 모둠이 됬다며 걱정하는 문자를 한동안 주고 받으며 집에 온 참이 었습니다. 엄마가 왔다고 마냥 행복 해 하는 쏭글이와 과일을 먹으며,

‘쏭글아, 언니는 네가 태어나기 전에 엄마. 아빠랑 셋이서만 보낸 시간이 3년 정도 있었는데 너는 그런 시간이 전혀 없었네. 그래서 지금 이렇게 있으니까 기분이 어때?’
‘엄마랑 둘이 있으니까 좋기도 하고 (갑자기 눈 끝이 붉어 지면서 텅빈 거실을 쳐다보며)… 언니의 기분이 이랬겠구나….’
‘어떤 기분이었을 거 같은데?’
‘언니가 없으니까 쓸쓸하고 슬퍼요. 언니도 … 이랬을 거 같아요’

허거걱! (뚜둥)

동생이 태어나기 전에 무척 행복했는데 그 이후로는 불행한 점이 너무 많다는 말랭이의 불만을 제대로 들은 터라 쏭글이의 눈물 글썽이는 진심을 들었을 때 적잖이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언니도 네가 없을 때는 쓸쓸 해 한다고 위로를 해 줬지요. 참 따듯한 자매인 거 같아 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마음 한켠이 무거운 것은 사실이었답니다.

갑자기 수련회가 한창 진행 중인데 말랭이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배가 아파서 중간에 집에 가야 될 같다고 교회로 와달라는 첫째, 동생도 언니가 아파서 간다니까 얼른 따라 나섭니다. 막상 도착해서 보니 집에 가고 싶은 마음과 친구들과 더 지내고 싶은 생각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이 보여 배가 많이 아프지 않다면 밤에 엄마가 또 데리러 오겠다고 몇차례 상태를 확인하고 수련회 과정을 끝까지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언니가 걱정되서 동생도 와 있다는 말에 먹고 있던 구운 계란을 나누더니 제 손에 올려 놓습니다. 달걀 노른자를 좋아하는 동생을 위해서 노른자는 모두 덜어 냅니다.
입구에서 기다리던 쏭글이에게 언니가 나눠 준 달걀이라고 하자 얼른 입에 넣더니 함박 웃음을 짓습니다. 많은 학생들 중에서 언니를 찾아 반갑게 손을 흔듭니다. 제 무거운 마음 한켠은 씻은 듯이 가벼워 집니다.

단편적인 정보로 편협 해 진 엄마의 시각 보다 실제 더 따듯하고 더 서로를 애뜻하게 여기는 두 아이들.. 폭염으로 되돌아 오는 길이 너무나도 더웠지만 언니가 괜찮아서 기분 좋아진 쏭글이의 콧노래를 들으며 즐겁게 집으로 걸어왔습니다. 마음 속으로 가만히 생각합니다. 말랭이와 쏭글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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