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4일 신나는 여름 방학을 한 말랭이와 쏭글이는 방학 시작 기념으로 음성군 감곡에 있는 외가로 룰루랄라 떠났습니다. 그 주 토요일에 아이들도 데릴려 갈 겸 부모님집에 왔습니다. 오는 길에 구간 구간 비도 세차게 내리고 날씨가 꽤 더운 날입니다. 여름 중 가장 더운 중복이 지나고 이제 말복을 향해가는 날씨니 어련할까요. 부모님이 계신 집에 오면 항상 마음이 정겹고 점점 나이들어가시는 부모님 모습에 가슴 한켠이 묵직하게 아립니다.

집에 도착하니 능소화, 나리꽃, 참나물 꽃이 만발 해 있습니다. 바쁜 과수원 일을 하시면서도 틈틈히 꽃을 가꾸시는 어머니의 손길 덕분입니다.

아버지가 흥미로 심어으셨던 호두나무가 크게 쑤욱 자라서 이제 마을에서는 호두나무집으로 불릴지경이 되었습니다. 집에서 자란 호두나무 덕분에 처음 확인한 호두나무 열매 – 마치 녹색의 작은 사과 같습니다. 열매가 충분히 익는 가을이 되면 과육이 딱 쪼개어 지면서 안에 갈색 호두가 짜잔 나오게 됩니다. 처음 본 저는 마냥 신기 해 했었습니다.

여름을 맞이 해 점점 탄탄 해 지는 탱자나무 생울타리도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본래 중부지방에서는 겨울이 추워 잘 자라기 힘든 탱자나무인데 기후의 변화 덕분인지 겨울도 점점 더 잘 나고 이제는 탄탄한 울타리가 되어 15년 가까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봄이 되면 가녀린 하얀꽃을 피우고 가을엔 향긋하고 귀여운 탱자가 노오랗게 열리고 있습니다.

7월 하순이니 과수원에는 복숭아도 한창 익어가고 수확도 되는 중입니다. 몇일 전 소개드린 그레이트가 그맛과 향을 뽐내는 시기입니다. 습하고 더운날씨에 복숭아를 수확하시는 부모님의 얼굴은 수확의 보람과 함께 힘든 노동으로 검게 그을리셨고 그 위로 계속해서 땀이 흘러 내리십니다
나무에서 붉은 빛깔과 달콤함을 뽐내는 그레이트가 한창 익어가고 있습니다. 부모님은 아기 다루듯 하나하나 살살 따서는 행여 무를새라 정성스레 판에 담으십니다. 내일 큰 비가 올 수 있다는 예보에 미리 수확을 서두르고 계십니다.


최고의 효도는 부모님을 궁금하지 않게 해 드리는 것이라고 하던데.. 좀 더 자주 찾아뵈어야 하는 마음대비 바쁘다며 피곤하다는 핑계로 너무 오래간만에 뵙는 듯 해 마음이 죄송했습니다.
저녁에는 귀찮다며 마다하는 부모님을 모시고 보양식 한그릇을 사드릴 예정입니다. 무엇을 드셔야 새벽부터 바쁘셨던 부모님의 에너지를 채워드릴 수 있을까요?
이젠 저도 쉰을 바라보는 나이.. 부모님이 건강하시고 찾아뵐 수 있어 한없이 행복하고 감사한 여름 저녁입니다. 좀 더 자주 찾아뵈야 겠다는 마음을 다잡으며 시원한 물통을 들고 작은 딸 쏭글이 손을 잡고 과수원으로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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