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깅일지] 초여름 조깅 – ‘능소화’를 만나다 (2025. 6. 14.)

요사이 낮 최고 기온이 29도까지 오르는 걸 보니, 여름의 길목으로 들어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아직 아침에는 20도 이하여서 선선한 기운이 좋습니다) 이름하여 ‘초여름’, 초여름 아침에는 달리기 하기 참 좋습니다. 오늘은 6시 15분쯤 집을 나섰는데, 선선한 기운이 느껴져 딱 좋은 날이었습니다. 지난주는 몸이 안좋아 정말 드물지만 조깅을 건너 뛰었답니다. 그래서 더 의미있던 오늘 아침 조깅이었습니다.

여러분은 계절의 변화를 어떻게 느끼시나요? 물론 기온, 사람들의 옷차림 등도 좋은 지표가 되지만(두 딸은 계절은 모두 독특한 냄새가 있다며, 본인들은 냄새가 달라지는 것으로 안다고 합니다만..), 저는 꽃이 피고 지는 걸 보면서 아는 편입니다. 그래서 눈에 띄는 꽃이 보일때마다 사진을 찍곤 하는데, 글쓰기까지는 잘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게을러서 ㅎㅎ)

집 근처 공원에 다다랐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우거진 넝쿨위로 진주홍으로 선명하게 피어있는 여름 꽃 ‘능소화’!! 아직은 초여름이라 꽃이 무리지어 피어나지는 않았지만 능소화가 만개하기 시작하면 여름이 완연 해 진 것이고 또 장마철이 왔다는 표시이기도 합니다.

여름 꽃의 특징은 꽃색과 모양의 화려함을 들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녹음 짙고 우거진 시기에 피어나니, 꽃의 색상이 빨강/주황/노랑 등 매우 원색적이고 화려하며 꽃의 크기도 큰 편이어서 (나리, 백합, 능소화, 해바라기 등) 눈에 잘 띕니다. 이도 여름에 꽃을 피우는 식물이 살아가기 위한 투쟁과 지혜가 누적된 결과겠지요.

이제 능소화도 만났으니 날씨가 점점 더워질 일만 남았습니다. 세월과 세상이 아무리 빠르게 변하고 여러 자극적인 일들로 가득해도, 자연은 그 일관성과 투명함으로 그리고 보편성을 지키면서 항상 우리 곁에 있으니 참 감사한 일입니다.

제가 이전 회사에서 근무할 때 30대 후반의 엔지니어 한명이 제게 진지하게 질문을 한적이 있었습니다. 40대 후반에 선배들을 보니 갑자기 꽃이나 나무를 좋아하고 자꾸 등산을 가던데.. 그 이유가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것입니다. 나는 젊었을 때부터 자연을 좋아했노라고 반박하니, (정말 놀리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하는 것이라면 자신도 지금부터 조금씩 준비를 하고 싶다는 것이 었습니다. (본인은 산/자연 이런 걸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면서요)

제 답변은 사람이 특정 나이가 되면 경험치가 쌓이고 생각이 늘어가면서 모든 것이 변하는 세상에서 그 가치가 변치 않으면서 일관적인 진리에 더 큰 매력을 느끼는게 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자연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자연이 갖는 그 일관된 모습, 누구에게나 차등 없는 있는 그대로 내보이는 투명성, 그리고 누구에게나 예외없이 적용되는 보편성 – 사람이 속해 있는 사회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그 진정성과 일관성이 우리를 끌어당기고 머물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보면 그 잣대는 사람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우리는 일관적이고, 투명하며, 그리고 보편성을 갖고 있는 상대에게 매력을 느끼고 곁에 머물고 싶어하지요. 조직의 리더에게는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덕목이자 수양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항상 노력하지 않으면 갖추기 쉽지 않은 탁월함이기도 하니까요)

이른 아침 조깅을 시작하면서 만난 반가운 능소화 덕분에 생각이 풍성해지는 아침이었습니다. 이래서 인생은 두루 감사하고 아름다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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