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은 두 딸과 도쿄에 있어서 조깅을 못했습니다. 수요일 출근 후 심신이 매우 복잡한 수/목/금 3일을 보냈기에 토요일 아침 6시에 심신의 균형을 다잡기 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아침 기온이 23도, 너무 기대되는 그 선선한 아침!! ‘입추’가 지난주 목요일(8월 7일)이었는데, 마치 누군가 스위치를 ‘탁’하고 켠 것처럼 공기의 흐름이 바뀌는 걸 느끼면서, 우리의 선조가 얼마나 지혜로웠는지 그리고 자연의 신비함을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일본 여행 전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서 내과에 들러 처음으로 링거를 청해서 맞았습니다. 몸에 미열이 있고 여기저기 염증 반응이 있어서 좀 쉬면 좋아질 것 같았지만, 휴가 전 업무 등 여러 가지 상황이 어려워 마지막 미팅을 불참하고 병원에 들렀지요. (이럴 때면 지금 미련하게 뭐 하는 건가… 싶기도 한데, 링거 다 맞고 예정되어 있는 팀 저녁 식사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두 딸과 함께 한 일본 여행은 (폭염에 힘들었지만) 같이 모르는 길을 찾아가고, 잔뜩 헤매고, 새로운 경험을 해 보고, 현지 음식을 이리저리 맛보고, 많이 걷고 피곤하고 그래서 잠도 푹 자고 ㅎㅎ 돌아와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조깅하고 긴 낮잠 자고 나니 .. 여행 전 보다 많이 컨디션도 좋아지고 기분도 나아졌음을 느낍니다. 그래서 휴식이 필요하고 특히 여행이 좋은가 봅니다.
조깅하다 보니 여름의 끝자락이 길가에서 느껴집니다. 여름 내 피었지만 늦여름에 더 활기찬 옥잠화가 우아하게 피어 있습니다. 사진에는 그 고혹적인 향을 담을 수 없어 마냥 아쉽습니다.


낯선 선선함과 은은한 향을 느끼면서 조깅할 수 있는 이 행복감, 지난번 조깅 때와는 다르게 느껴지는 녹음이 마냥 신기합니다. 아파트 단지 내로 들어오니 이른 아침에 활짝 피어있는 무궁화 그리고 분꽃이 눈에 띕니다.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히 꽃을 피워내는 식물들.. 8.6km 운동 구간이 지난주 대비 훨씬 덜 힘들게 느껴지는 이 다행스러운 기분, 활기찬 꽃들과 함께 참 감사한 순간입니다.



조깅하면서 들은 오늘의 팟캐스트에는 중간 관리자(Middle manager)에서 임원(Executive)으로 승진하고 싶지만 기회를 얻지 못한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가? 대한 내용으로 청취자의 사례와 조언 위주로 진행된 내용입니다 (HBR on Leadership – ‘Step Up from Middle Management to Senior Leadership’, Aug 06, 2025) 저는 운 좋게 중간 관리자 기간이 5년여 정도였고 (팀장/실장) 그리고 임원으로 발탁되는 커리어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제 가능성을 믿고 기회를 준 나의 매니저들 그리고 이를 지지해 준 동료와 팀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궤적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사실 일찍 임원이 된 것도 아니고(^^), 평균보다 조금 늦게 된 케이스이긴 합니다)
팟캐스트의 주요 조언은, 1/ 자신의 업무 그리고 담당하는 팀뿐만 아니라 조직 외부로도 업무와 영향력을 확장해 본인의 가시성(Visibility) 그리고 영향력(Influence)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2/ 본인의 매니저에게 자신의 향후 커리어 방향성을 이야기하고 조언과 지지를 구하고, 자신이 속한 조직 외 스폰서(Sponsorship)를 전략적으로 갖는 것이 좋다. 3/본인 역량이나 조직 내 기여도는 좋게 평가받지만 임원으로 승진의 기회가 계속 주어지지 않는 경우(본인이 원하고 있지만) 다른 회사에서 기회를 찾는 것도 좋다.
제 경우를 돌아보면 1/번을 의도적으로 했다기보다는, 담당자 간 경계가 모호했던 업무는 (참지를 못하고) 나서서 하는 편이었고, 또 일이 되게 하려면 조직 간 방치(?)되던 일을 누군가는 해야 진행이 빠르게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런 일들은 먼저 손들어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얻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2/번은 없었고, 3/번의 경우는 1차 임원 승진에서 누락되었을 때 1년 정도 지내보고 나서 이직을 추진했었고, 면접이 진행되던 중 임원 승진을 기회를 얻게 되었지요. 지금 돌아보면 명확하고 단순해 보이지만, 그 당시에는 큰 혼란과 고민의 시기였습니다.
팀장이 된 이후 5년여 만에 임원이 되었으니 (최초 기회는 4년 차에 있었고) 어떻게 그런 기회를 빠르게 얻을 수 있었는가?에 대한 질문을 누군가 한다면.. 남들이 힘들어서, 귀찮아서, 복잡해서, 또는 굳이 내가..?라고 물을 만한 일을 누가 요청하기 하기 전에 손들어 해보시기 바랍니다. (1/번 조언과 맞닿아 있는 내용이네요) 그럼 우선 조직 사이에서 충분히 복잡하고 오래된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경험치를 갖게 되고, 관련 부서에서 고마워하고, 나의 상위 매니저에게 인정을 받는 것은 덤입니다. 물론 일이 잘 되었을 때이긴 한데, 반대의 경우라도 얻는 것이 꽤 많았다는 것이 저의 결론입니다.
조깅이 이래서 좋습니다. 달리면서 자연을 느끼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돌아보고 정리하고 자신을 다잡고. 이제는 날씨까지 선선해지니 더욱더 좋아질 예정입니다!! 다음 주 주말은 출장을 겸해 가족이 싱가포르에 갈 예정입니다. 주말에 조깅이 어렵지만, 야심 차게 일요일 아침에 싱가포르에서 조깅을 해 볼 생각입니다. 매번 출장지에서 조깅하고 싶다 생각만 있었는데, 이번에는 조깅화에 모자 챙겨서 실천해 볼 요량입니다. 에어컨 없이 지난 이틀 밤에 잠도 자고, 이침도 이리 지내니.. 신기한 늦 여름 주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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