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제게 ‘시간 나실 때 주로 무엇을 하시나요? (취미?)’ 제 답변은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립니다. (초 간단 답변)’ 그러면 그 다음 질문은 어떤 책을 주로 읽으시나요? 일년에 몇권 정도 읽으세요? 어떠한 그림을 주로 그리시나요? 최근에 읽은 책은? 그린 그림은? 등등 추가적인 질문이 꼬리를 물게 됩니다.
그 누구도 제게 ‘왜 독서를 하시나요?’라고 묻지 않는데, 그 이유는 우리 모두가 독서는 꼭 필요하고 의미있는 일이다 라는 커다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어서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자문자답을 하면,
저는 생각을 멈추기 위해서 독서를 합니다. 많은 이들이 생각하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고 하지만 제 경우는 일상과 업무 상 끊임없이 제 머리속을 맴돌고 여기저기에 또아리를 틀고 있어 시도때도 없이 뛰어나오는 여러가지 생각들 그리고 마구 분화해서 가지를 빽빽하게 쳐대는 생각들.. 이 생각들을 좀 더 건강하고 생산적인 생각으로 대체하고 멈추고자 책을 펼칩니다. 이렇게 글을 적을 때도 마찬가지로 하나의 생각에 몰두 하면서 다른 생각들이 멈추게 됩니다.
같은 맥락에서 EBS 라디오를 듣습니다. 라디오를 그냥 듣는 것이 아니라 매우 적극적으로 경청합니다. 어떻게 적극적으로 경청하냐고요? 제가 주로 EBS 라디오를 듣는 시간은 아침 5시부터 9시 사이인데, 주로 영어를 중심으로 한 외국어 방송이 나오는 시간입니다.(일본어/중국어 포함) 출근/아침 준비를 하면서 라디오를 계속 듣고 방송에 나오는 표현을 소리 내 따라하고 연습하면서 듣습니다. (그냥 흘려 듣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하면 뭉게 구름처럼 마구 피어나는 생각을 또 멀리할 수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물론 필요에 의해서 시작된) 독서 그리고 EBS 외국어 라디오 듣기는 결론적으로 모두 생각을 멈추기 위한 것이었고 그로 인한 잡다한 지식과 회사 생활을 영유하는데 필요한 수준의 영어 실력은 부가적으로 얻어진 것 같다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독서는 자칫 정적인 취미로 여겨질 수 있으나, 제 생각은 다릅니다. 독서는 매우 역동적인 취미이고 상당히 높은 수준의 적극성을 요하는 활동입니다. 자칫 적극성이 낮아지면 책을 사서 책장에 꼿아두고 읽지 않는.. (저도 자주 처하는 상황인지라) 책을 사서 모으는 취미로 전락 되기도 합니다. (ㅎㅎ)
제 독서 예찬은, 제가 원하는 때와 장소에 아무런 제약이나 부가적인 장비 (물론 편안한 의자나 조명이 있으면 더 좋겠지만)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3년 째 하고 있는 조깅에 비해서 얼마나 편리한지 ..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모자를 쓰고 (겨울에 장갑도 끼고) 조깅화를 신고 밖으로 나가야 하는 모든 절차가 필요 없습니다. 그리고 독서를 멈추고 싶으면 책장을 덮어 옆에 두면 그만입니다. 조깅을 하다가 그만하고 싶으면.. 여하튼 집으로 다시 돌아오는 길이 난감합니다. 운동후에는 샤워하고 머리를 말리고 ..일련의 절차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독서는 읽은 내용을 음미하면 끝 (물론 책의 내용을 정리 해 블로그 포스팅 해야지.. 라는 생각을 합니다만..)
또하나 독서는 제가 다시 책을 집어 들 때까지 조용하고 차분하게 저를 기다립니다. 책장을 펼치면 저는 순식간에 책속의 세상으로 순간 이동하게 됩니다. 그 안에서 펼쳐지는 고전 석학의 이야기며, 최신 기술 트렌드를 강의하는 강의실로, 미스테리한 사건 현장에서, 미래의 성단 우주선 속으로 뛰어들게 됩니다. 내가 다시 펼쳐 주기 전까지 조용히 기다리고 있던 그 역동적인 이야기, 따듯한 공간, 음습하기도 한 골짜기, 그리고 찬란한 시대로..순간 이동하는 경험!!! 물론.. 레포트를 위해서 읽어야 하는 과제성 독서는 제입니다. (-.-;) 이러니.. 책을 않 읽을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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