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부모님 모시고 수안보 1박2일 (12월 29일~30일) (2025. 12. 31.)

지금으로 부터 52년 전 부모님은 신혼여행으로 수안보와 송리산 산행을 포함 해 3박 4일을 다녀오셨다고 합니다. (본래 일정은 택시타고 수안보 호텔로 1박 2일이셨는데, 두분이 갖고 있던 비상금을 모두 써서 버스타고 송리산까지 다녀오시는 파격 행보를 보이심. 신혼 여행 후 돌아오니, 폐백을 기다리시던 일가 친척 분들이 모두 돌아가시고, 전화도 드물던 시절.. 걱정으로 할아버지가 대노하셨다는 후문) 1월에 결혼하신 부모님은 12월에 저를 낳으셨죠. 네, 제가 바로 그 허니문 베이비 입니다. (^^)

연말에 휴가를 쓰게 된 저는 부모님을 모시고 (남편과 두 딸을 뒤로하고) 1박 2일 수안보로 여행을 다녀오기로 계획하고, 수안보 내 호텔에 객실과 근처 유명한 꿩 요리 전문점에 예약하는 등 준비를 했습니다. 부모님을 좋은 호텔로 모시고 싶었으나.. 그런 시설이 없는지라, 사우나와 같이 운영되고 있는 ‘수안보스파호텔’을 아고라를 통해서 예약했습니다. (패밀리 객실(4인)/가족탕, 대중탕 사우나 포함 16만원/1박)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한 적은 있었으나, 제가 부모님 두분과 함께 한 여행은 처음이고, 또 신혼여행지였던 곳을 함께 가니 어머니가 무척이나 즐거워 하셨습니다.

일요일에 일이 있어 우리집에서 주무신 부모님을 모시고 수안보로 가니.. 휴계실에서 간식과 휴식 시간까지 포함 해 약 3시간 조금 넘게 걸려 도착했습니다. (눈이 안 좋아진 이후로 장시간 운전이 매우 피곤하게 느껴집니다) 무척 화려한 곳이었음을 짐작케하는 여러 숙소/식당 건물들, 하지만 지금은 영업을 하지 않기에 을씨년 스럽고 폐허의 느낌마저 줍니다. 그나마 우리가 묵었던 호텔 근처의 식당/숙소들이 영업을 하고 있었고, 바로 옆 블록의 커다란 숙소는 폐업 해 보기 좋지 않습니다. 저는 수안보를 처음 와보는지라, 온천지로 매우 유명한 곳인데..이제는 쇄락의 길을 걷고 있구나.. 놀랍고 안타까웠습니다.

체크인 후 아버지와 4시 40분까지 온천욕을 마치기로 약속을 하고 어머니와 함께 사우나로 향합니다. 시설은 일반적인 대중탕과 별 차이 없으나, 커다란 탕에 그것도 온천수에 어머니와 함께 오래간만에 몸을 푹 담그니… 아 정말 행복했습니다. 엄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목욕을 마치고 나오니, 몸이 개운하고 피부와 머리가 부드럽고 찰랑거립니다. 이래서 온천욕을 하는 구나 싶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다시 꼭 가고 싶은 수안보 온천욕입니다)

수안보가 본디 꿩요리로 유명하다고 해서, 꿩요리 기능장이 운영하는 ‘대장군’ 식당에 5시에 예약. 저는 꿩 요리가 처음인데, 보양식으로 좋다고 해서 예약한 식당입니다. (황제 꿩 코스 요리, 69,000원/인) 후기가 좋기도 했지만, 고즈넉하고 깔끔한 식당 분위기 그리고 무엇보다 친절하게 요리 하나하나를 설명 해 주시고 정성을 다해 서빙해 주시는 것이 좋았고, 정갈하고 담백한 요리가 단연 일품이었습니다. 부모님이 얼마나 좋아 하시던지.. 밑반찬 하나까지 모두 맛있어서, 제 마음이 뿌듯해 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온천욕 후에 제대로 된 보양식을 먹으나 특히나 맛있게 느껴졌던 저녁. 식사 후 부모님의 습관을 따라 저녁 8시에 이른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ㅎㅎ)

다음날 아침 호텔 근처에 도보로 5분 내에 위치한 ‘대통령 국밥집’에서 소머리국밥을 부모님과 함께 했는데, 이또한 맛집이었습니다!! 꽤 양이 많은 국밥을 한 그릇 모두 비우신 부모님을 보면서, 마냥 행복해 지는 제 마음. 잡내 없는 고기와 진하고 고소한 국물, 집에 두고 온 가족을 위해서 2인분 포장해서 들고 나왔습니다.

부모님을 다시 집에 모셔다 드리고 집으로 돌아오니.. 장시간 운전으로 매우 피곤합니다. (온천욕으로 보들해 진 피부를 제외하고는 다시 피곤해 진 몸) 하지만 부모님과 오롯이 시간을 보내고 나니 특히나 뿌듯한 제 마음, 그리고 더 연로해지신 부모님을 자세히 뵙고 나니 .. 동시에 무거워지는 제 심정. 2026년에 부모님과 셋이서 해외 여행을 계획 중인데, 어디가 좋겠냐고 여쭤보니 의외로 중국 여행을 다시하고 싶다고 하십니다. 장가계 풍광을 보시고 큰 감동을 받으셨는데, 그 이후 다시 가자고 하시고는 못가셔서 많이 아쉽다고 하십니다.

아버지는 제작년부터 알콜성 경증 인지 장애를 격고 계시고, 시골에서 어머니와 두분이 잘 지내고 계시지만 항상 마음 한켠이 무겁습니다. 부모님이 조금이라도 운신이 자유로우시고 기억이 맑으실 때 모시고 다녀와야 겠다고 생각합니다. 장가계 여행은 5/6월 또는 9/10월이 좋다하니,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미리미리 계획을 짜 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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